정치 대통령·청와대

불황에 싸늘한 바닥 민심.. 文대통령이 지방 달려간 이유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2 17:42

수정 2018.11.12 22:47

제조업 지역 지지율 하락에 연말까지 잇단 '지역 투어'
정책 부작용 가감없이 듣고 경제 위기 돌파구로 활용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경북 포항 포스텍 4세대 방사광 가속기 연구소에서 열린 경북지역 경제인과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경북 포항 포스텍 4세대 방사광 가속기 연구소에서 열린 경북지역 경제인과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요즘 장사하시기 어떠십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점심 직후 경북 포항 죽도시장을 찾았다. 이어 경북지역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한 데 이어 저녁 무렵까지 한·러 지방협력포럼까지 이날만 총 3개 포항 일정을 소화했다. 오후 시간 전부를 포항 지역경제를 파악하는 데 할애한 셈이다. 시간 제약으로 지역의 바닥 민심을 온전히 파악하기는 어려웠겠지만 연말까지 문 대통령의 지역방문은 잦아질 분위기다.


'지역경제 투어'로 이뤄지는 지역방문은 지난달 31일 '전북 군산·경북 경주편'을 시작으로 '경북 포항편'까지 나왔다. 연말, 순방일정과 산적한 외교안보 문제, 경제라인 교체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반나절 이상씩 소요되는 지방투어를 택한 이유는 뭘까.
문재인 대통령이 전국투어 두 번째 일정으로 8일 오후 경북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 지역상품권으로 과메기를 구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전국투어 두 번째 일정으로 8일 오후 경북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 지역상품권으로 과메기를 구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전국 17개 시·도에 보내 지역의 얘기를 들어오라고 지시했다. 민심은 심상치 않았다. 더욱이 제조업 위기지역일수록 그랬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부산·울산·경남(부울경·PK), 대구경북(TK), 호남 지역의 지지율이 이 무렵을 기점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도 PK와 TK 모두 40%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9월 중반까지만 해도 TK와 PK 지지율은 60% 안팎이었다. 호남 지역은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형성하고 있으나 이 역시 최근엔 소폭 내려갔다.

문 대통령은 첫 방문지인 군산에서 "지난 대선 때 전북도가 가장 높은 지지를 보내줬고, 지금도 가장 높은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고마움이 깊을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인을 만나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 한 것도 이런 상황을 대변한다. 당시 한 수석을 만난 지자체장들은 지역 여론, 일자리사업의 문제점 등을 비교적 가감 없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니 탄력근로제 확대 등에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부터 지역 현실과 괴리를 보이는 중앙정부의 줄 세우기식 일자리사업 구상의 문제점, 신사업에 대한 규제장벽 등이 제기됐다고 한다.

이런 내용들은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문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최근 문 대통령이 경주에서 "지역 중심의 맞춤형 일자리 정책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한 것은 지역사회 요구에 대한 나름의 답변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군산에서 "군산의 조선소 재가동을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다각도로 찾아보려고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당장에 조선소를 가동시킬 뾰족한 방안은 없다는 게 청와대나 정부 측 반응이다.
단기에 지역경제 위기, 제조업 위기를 타개할 묘안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청와대가 '문재인표 일자리 성공모델'로 현대차와 광주시가 협상 중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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