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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정상회의] 93세 최고령 마하티르 총리 "한국은 우리의 모델"...文대통령 新남방정책 가속화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4 20:06

수정 2018.11.14 20:06

文대통령, 아세안 무상 원조 2배 확대 등 제시 
속도내는 신남방정책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기조 연설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기조 연설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싱가포르=조은효 기자】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청와대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중국, 미국에 이은 한국의 3대 교역국인 베트남을 가리켜 "효자"라고 칭했다. 2020년이 되면 한국의 대베트남 수출액은 유럽연합(EU) 전역을 대상으로 한 수출액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보복과 올해 미·중 무역분쟁이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제2의 중국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 껴안기'가 한층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신남방정책 가속화
문 대통령은 14일 싱가포르 중심 선텍시티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내년 한국에서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개최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정상이 대거 한국을 방문한다. 아세안 회원국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이다.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로 한국은 아세안의 10개 대화 상대국 중 유일하게 특별정상회의를 세 차례나 연 국가가 된다. 통상 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나라별로 대략 10년 간격을 두고 열리는데 한국은 예외적으로 2009년, 2014년, 2019년으로 5년에 한 번씩 여는 셈이다. 일본에서는 2003·2013년, 중국에서 2006·2016년, 미국에서 2016년, 러시아에서 2016년, 인도에서는 2018년 열렸다.

청와대 측은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에 대한 아세안측 호응은 그 자체로 우리의 신남방정책에 대한 아세안 측의 화답으로 평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아세안 무상원조 2배 확대 △1억 달러 규모 '신남방지원펀드' 민관 공동으로 추가 조성 △한국판 아세안 풀브라이트 장학프로그램 △한·메콩 협력기금 2020년 300만 달러로 확대(현재 112만 달러)등을 제시했다.

청와대는 현재 속도라면 신남방정책에서 목표로 삼은 '2020년 한·아세안 교역액 2000억달러'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아세안 교역액은 '2016년 1188억달러→2017년 1490억달러→올해 1600억달러(예상)'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건설업종 역시 이미 아세안 시장에서 '효자업종'이 됐다. 한국 기업의 올해 신남방 지역 건설수주액은 현재(11월 1일 기준) 98억900만달러로 같은 기간 중동지역 수주액(85억7000만달러)을 넘어섰다.

정부가 공들이고 있는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진출건도 현재 인니 정부와 협상이 진행 중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을 장악한 일본계 기업의 반발이 있어서 현대차 현지 진출 문제는 물밑에서 조율 중"이라며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하티르 "한국은 우리의 모델"
한편 93세로 아시아 최고령 국가지도자인 마하티르 모하메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또 "한국은 한때 아시아의 은둔국가로 평가받았지만, 이제 아시아 경제 발전에서 선두를 달리는 첨단국가로 성장했다"며 "한국은 우리들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에는 말레이시아보다 못 사는 나라였는데 이제 산업기술, ICT,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선진국으로 우뚝 섰다"며 "말레이시아도 한국의 성장 비결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한반도 정세 전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2차 태평양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발화점은 한국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모든 것이 바뀌었다"며"이런 변화를 끌어낸 문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축하와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고 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마하티르 총리가 '아시아적 가치'를 슬로건으로 한 동방정책(Look east policy)을 표방, 말레이시아 경제발전을 이끌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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