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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 정책 공백 속 증권형 토큰 발행(STO) 대안으로 급부상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6 09:55

수정 2018.11.16 09:55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유동성 문제도 STO로 개선"…美 제도권 편입
암호화폐공개(ICO) 규제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전통자산을 담보로 하는 ‘증권형 토큰 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이 급부상하고 있다. STO는 자본시장법 등 현행 법규에 따라서 적정 가치를 매길 수 있는 증권형 토큰을 발행해 자금을 모으고 투자자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즉 기존 ICO에서 활용됐던 유틸리티형 토큰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증권형 토큰은 기업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성장을 이루면서 배당을 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주식·채권과 닮은꼴이다.

특히 최근 미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증권형 토큰 거래소 및 플랫폼 등 STO 생태계가 빠르게 조성되고 있는데다 국내에서도 금융당국이 적극 지원하고 있는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의 유동성 문제를 STO가 개선할 수 있다는 의견이 확산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형 토큰(시큐리티 토큰) 등 STO가 침체된 암호화폐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형 토큰(시큐리티 토큰) 등 STO가 침체된 암호화폐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美 SEC, 증권형 토큰에 IPO 수준 규칙 적용
16일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CP리서치)와 코드박스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서 증권형 토큰을 합법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취득한 t제로, 오픈 파이낸스 네트워크를 비롯해 증권형 토큰 발행을 지원하는 폴리매스, 하버, 시큐리티즈와 같은 플랫폼들이 제도권으로 진입하고 있다.

최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미국에 증권형 토큰 거래소 설립 계획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빗썸이 증권형 토큰 거래소 관련 기술 파트너십을 맺은 미국 핀테크 업체 시리즈원은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대체거래시스템(ATS·Alternative Trading System) 라이선스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미국 SEC는 블록체인에 비상장 주식 등의 거래를 기록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코인베이스와 비트렉스 등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ATS 라이선스 취득을 통한 증권형 토큰 거래를 준비 중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STO 플랫폼을 구축 중인 코드박스 서광열 대표는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에서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의 전통자산을 토큰으로 발행하고 거래하는 증권형 토큰 플랫폼과 거래소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며 “ICO 달리 증권형 토큰은 발행부터 거래까지 토큰이 증권임을 인정하고 관련 증권법(자본시장법)을 준수하기 때문에 규제 리스크(불확실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등 미국 월스트리트 기관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등 미국 월스트리트 기관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STO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유동성 한계 극복
업계 전문가들은 STO가 금융당국이 적극 지원하고 있는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의 유동성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블록체인(스마트계약)을 통해 비상장 주식이 토큰화되면, 전 세계 투자자들과 증권형 토큰을 발행한 기업이 상호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등 중소형 업체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2016년 1월부터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의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등으로 한정되면서, 평균 10년 이상 투자금이 묶여 자금 유동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특정기업의 주식을 토큰화(증권형 토큰)하면, 국경을 초월한 24시간 거래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CP리서치 측 분석이다.
CP리서치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증권형 토큰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면 기관의 참여 및 시장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며 “이미 미국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관련 기업들은 SEC 규제를 준수한 증권형 토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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