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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해진 연준, 금리인상 속도 줄이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8 17:24

수정 2018.11.18 17:24

클러리다 부의장 "금리 중립".. 연은총재들도 유화적 제스처
파월도 내년 성장둔화 언급.. 향후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과 성장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점진적 금리인상이 최선의 정책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온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에 미묘한 변화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의 여러 정책결정자들은 지난주 국내외 행사 연설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제성장 전망과 중립 금리에 대해 이전보다 한층 온건하고 신중한 견해를 제시했다. 일부에선 이와 관련, 연준이 통화정책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연준은 금년에 3차례 금리를 올린 데 이어 내달 한 차례 그리고 내년에 3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해왔다.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경우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제에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 대니얼 모스는 연준의 입장 전환은 감지하기 어렵고 일부에서 원하는 것보다 속도가 느리지만 실제 상황이며 글로벌 경제에 치료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리처드 클러리다 연준 부의장은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는 '중립' 수준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으며 추가 금리인상은 데이터에 좌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추산치에 의하면 금리가 중립에 가까운 정책 범위에 진입하고 있고 경제상황이 양호한 만큼 정책의 강조점을 보다 데이터 의존적인 방향으로 다소 전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에버코어 ISI의 글로벌 정책 및 중앙은행 전략 헤드 크리슈나 구하는 노트에서 클러리다 부의장의 발언은 금리가 중립 수준으로 추산되는 범위 하단에 접근한 가운데 연준의 데이터 의존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연준의 입장을 유화적으로 바꿔가는 과정으로 풀이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는 같은 날 인플레이션이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자신은 내달 정책회의에서의 금리인상을 지지할 준비가 아직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지금 단계에서 나는 12월 금리인상이 올바른 조치인지 확신하지 못한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몇 주간 데이터를 지켜보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커는 인플레이션의 현재 상황은 금리인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가리킨다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라파엘 보스티크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15일 연준은 중립 금리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글로벌 성장과 미국의 재정부양책 효과 약화에 우려를 나타내며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빨리 올릴 것인지를 결정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스티크의 이날 발언은 연준은 중립금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파월 의장의 10월 중순 발언과 상치된다. 파월은 당시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경제 과열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중립 수준 위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파월의 지난달 발언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더 공격적일 수 있음을 가리키는 매파적 신호로 간주됐다.
보스티크 총재 자신도 얼마 전 루이지애나 기업가들 모임에서 경제에 가해지는 역풍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연준이 가속페달(부양책)을 계속 밟을 필요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는 파월 의장이 지난 14일 댈러스 연방은행 주최 행사에서 미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내년 성장둔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그의 댈러스 발언은 추가 금리인상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자 향후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까지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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