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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디프 이은빈 대표 "차(茶) 매니아층 기반 수억대 매출 올려요"

'거울 속의 꽃, 물 속의 달을 뜻하는 경화수월. 기문 홍차에 한국 벚꽃을 더해 독특하고 우아한, 비오는 날과 어울리는 블렌딩. 마시는 순간 다른 시공간에 있는 듯 황홀한, 꿈 같고 시 같은 차.'

차(茶) 블렌딩 업체 알디프가 만든 티백 속 문구다. 차 소믈리에를 자처하는 이은빈 대표(사진)가 직접 블렌딩한 차에 스토리를 입혔더니 폭발적인 반응이 왔다.

2016년 설립된 알디프는 직접 블렌딩한 차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제품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기업이다. 제조와 컨텐츠를 동시에 수익 모델로 한다. 알디프는 창업 직후부터 매니아층을 양산하며 수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차를 우리는 시간 등 단순 정보를 넘어 차를 마시며 떠오르는 상황이나 테마곡에 대한 설명을 더해 소비자들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알디프에 시드 투자를 결정한 엑셀러레이터 매쉬업엔젤스는 차에 스토리를 입혀 대중에 다가간 알디프의 브랜딩 능력을 높게 사면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건강·저칼로리 등 추세를 타고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대표는 2010년 LG생활건강에서 화장품 개발과 브랜딩을 담당했다. 4년 간 브랜드 초기 전략부터 제향, 마케팅까지 전 과정에 참여했다. 5년차에는 중국 법인 마케팅을 총괄하는 직책까지 맡게 됐다.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이 대표의 감각을 높이 산 회사의 결정이었다.

이른 나이에 굵직한 업무들을 소화한 이 대표는 퇴사를 결심하고, 퇴사 후 1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쉬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 시절부터 소설로 위안을 받았던 그는 이 기간동안 소설 습작과 음악 등 평소 좋아하던 문화에 뛰어들어 본다. 차는 이 대표의 취미이자 특기였다. "소설을 한 번 제대로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돈도 벌어야 했다. 내가 좋아하면서도 사회적 가치가 녹아들어 있고 돈도 벌 수 있는 일을 찾게 됐다."

차별화된 스토리와 브랜딩으로 차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알디프의 기반은 이렇게 다져졌다.

그즈음 이 대표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 프로그램을 알게 된다.

청사는 토스와 직방 등을 배출한 정부 기업 보육 기관이다. 2016년 당시 청사에는 테크 기반의 스타트업들이 주로 입주했지만, 내부에서 업종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 대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처음에 블렌딩 티를 방수처리 된 삼각형 박스에 넣는 걸로 시작했다.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았고 티를 우린 뒤 티백 트레이로도 쓸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접목했다."

이 대표는 '힐링'이라는 가치와 스토리를 담은 제품에 회계와 마케팅 기능 등을 더해 알디프를 구체적으로 사업화해갔다. 2016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처음 선보인 알디프는 당시 목표액의 1600%를 초과 달성하며 대박났다.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티백과 티 퍼퓸, 티바 등 사업을 국내외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차를 마시는 행위는 내면에 집중하고, 사소한 행복을 느끼게 한다"면서 "이 경험들이 확대되면 사회를 좀 더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이라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