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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밀착형 블록체인 서비스 위한 '컨소시엄 네트워크'가 뜬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1 13:03

수정 2018.11.21 13:03

카카오-라인-NHN엔터 등이 채택
빠른 속도와 신뢰, 두 마리 토끼 잡기 위한 선택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생활형 서비스 개발이 업계의 촤대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이 개방형(퍼블릭) 블록체인과 폐쇄형(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결합한 '컨소시엄 네트워크'를 구축에 본격 나서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컨소시엄 네트워크'는 블록체인의 운영 주체를 완전히 개방하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에게만 한정적으로 개방하는 방식이다. 개방·분산이라는 블록체인 기술의 원칙과는 다소 어긋나지만, 네트워크 운용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고 서비스 속도로 빠르다는 강점이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라인, 두나무, NHN엔터테인먼트 등 기존 인터넷 분야에서 성공적인 서비스를 선보인 경험이 있는 기업들이 블록체인 시장에 진입하면서 일제히 '컨소시엄 네트워크'를 선택하면서 블록체인 산업의 새로운 조류를 이루고 있다.

■카카오-라인-두나무-NHN엔터, 모두 '컨소시엄' 채택
카카오의 그라운드X가 개발중인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은 대표적인 컨소시엄 네트워크로 개발되고 있는 플랫폼이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라는 가치도 전달하지만 신뢰성 보장이라는 가치도 전달한다"며 "대중적인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이름있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노드로 참여해 검증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은 대표적인 컨소시엄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사진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의 한재선 대표.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은 대표적인 컨소시엄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사진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의 한재선 대표.
라인의 '링크체인'과 두나무의 '루니버스' 역시 컨소시엄 형태를 띄고 있다. 링크체인과 루니버스 역시 파트너사들이 블록생성과 검증을 담당한다. 최근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프로젝트 '페블'을 선보인 NHN엔터테인먼트 역시 마찬가지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완전 개방형 방식으로는 아직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믿을만한 파트너들과 함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성할 것이며, 조만간 파트너들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력 기업들이 모두 '컨소시엄 네트워크'를 채택하고 있는 것은 개방형 네트워크의 느린 속도와 안전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속도와 신뢰 '두 마리 토끼' 잡기 위한 선택
블록체인 네트워크에는 '노드'라고 불리는 운영자들이 참여한다. 노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오고 가는 정보나 거래내역을을 검증하고 승인하는 역할을 한다. 개방형 블록체인의 경우 모든 참여자들이 노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블록 생성이나 승인이 늦다는 점이 단점이다. 이미 초고속인터넷과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등에 익숙한 이용자들은 개방형 블록체인의 느린 속도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두나무의 블록체인 플랫폼 '루니버스' 역시 컨소시엄 형태로 개발중이다. 사진은 두나무의 블록체인 연구소 람다256의 박재현 연구소장.
두나무의 블록체인 플랫폼 '루니버스' 역시 컨소시엄 형태로 개발중이다. 사진은 두나무의 블록체인 연구소 람다256의 박재현 연구소장.
게다가 최근 블록체인 업계의 화두인 '네트워크 분리(하드포크)'도 문제다. 개방형 블록체인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하드포크 이슈가 발생하면 서비스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폐쇄형 블록체인은 처음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중앙화된 관리자가 노드 역할을 한다. 정보처리 속도는 빨라지지만 조작 등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블록체인의 최대 장점이라는 신뢰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컨소시엄 네트워크는 폐쇄형과 개방형을 합친 방식이다. 서로 믿을만한 파트너들이 노드 역할을 맡는다.
노드들이 합의하면 새로운 노드도 참여할 수 있다. 중앙화된 한 기업이나 개인이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폐쇄형 네트워크보다 조작 등의 가능성이 낮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인터넷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경험이 있는 기업들이 모두 컨소시엄 네트워크를 선택하는 것은 일단 블록체인의 대중화를 위한 서비스가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향후 기술발전이 더 이뤄지면 개방형 블록체인으로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신뢰를 내세운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컨소시엄 블록체인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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