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영 칼럼]

아마존 모시기 경쟁률 119대 1

美 도시들 일자리에 목말라
기업이 고용창출 주역인데 광주형 일자리는 좌초 위기


'119대 1'. 전문 자격증 시험이나 '신의 직장' 입사 경쟁률이 아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의 제2본사 유치 경쟁률이었다. 유치전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238개 도시가 신청했다. 시애틀이 본사인 아마존은 얼마 전 이들 중 뉴욕주 롱아일랜드시티와 버지니아주 내셔널랜딩을 추가 낙점했다.

아마존은 말 그대로 '귀하신 몸'이다. 뉴욕·버니지아 주는 세제혜택을 비롯해 각각 30억달러, 25억달러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그 대가로 두 지역에 25억달러씩 투자하고 신규 인력 2만5000명씩을 고용한다는 소식이다.

롱아일랜드시티는 '세계 경제수도' 격인 뉴욕의 배후도시다. 내셔널랜딩은 수도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크리스털시티와 펜타곤시티 등을 포괄한다. 공공부문 취업시장이 큰 편인데도 이들이 유치에 나선 건 그래도 민간 일자리에 배고팠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태평양 건너 미국과 반대로 '배부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기약 없이 표류 중인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보라. 광주시는 애초 현대차를 2대 주주로 끌어들인 합작법인을 설립해 연간 1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세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대차가 사업 타당성의 기준으로 삼은 '주 44시간 초임 평균연봉 3500만원'이라는 턱에 걸려 6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이 와중에 '반값 연봉'은 사실상 거의 물 건너가는 분위기란다. 지역 노동계와 그 위에 올라탄 민주노총의 강한 반대에 부딪쳐서다. '광주형 일자리' 초안보다 2배 이상의 평균연봉을 받는 현대·기아차 노조의 관성적 반대는 논외로 치자. 투자 유인에 주력해야 할 지자체마저 노동계의 주장에 끌려 다니는 건 더 큰 문제다. 그 결과 일자리 1만2000개를 만들겠다는 광주시의 희망도 희미해졌으니 말이다.

광주를 넘어 전국 차원에서 보면 양상은 더 심각하다. 거위 배를 갈라 황금알부터 빼먹고 말려는 분위기가 만연하고 있다면 그렇다. 문재인정부는 손쉬운 공무원과 공기업 인력 늘리기에 급급하다. 지자체들도 이 기류에 편승하고 있다. 기업을 유치하려는 노력보다 출산장려금이나 무상급식 등 시혜 확대에만 골몰하는 행태가 그것이다.

그러니 고용난은 갈수록 태산이다. 지난주 통계청이 발표한 '3·4분기 지역경제 동향'을 보라. 자동차·조선·금속 등 주력산업이 침체된 전북·울산·경남의 고용지표가 크게 악화됐다. 울산의 실업률은 1년 전 3.6%에서 4.9%로 껑충 뛰었다. 한국GM 구조조정의 여파로 전북은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6700여명 감소했다.

세종시 출범 한 달 전인 2012년 6월에 비해 수도권 인구는 지난 10월 말 2.87%나 늘어났다. 예산을 쏟아부어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은 이전했지만 기업과 교육 기능은 수도권에 남은 결과다. 그런데도 세종시는 KTX역 신설을 주장하며 오송역이 입지한 충북과 갈등만 빚고 있다. 예산주도 지역균형개발 드라이브가 빚은 기막힌 역설이다.

도시의 불빛이 젊은이를 유혹한다는 속설이 있다. 이를 입증한 게 마이클 P 토다로의 고전적 이론이다.
즉 인구이동은 지역 간 소득격차가 아닌 고용확률에 따른 기대소득의 차 때문에 생긴다는 것이다. 일터에 불이 밝혀지면 소득에 대한 기대값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생산인구도 급증한 화성·아산 등 신흥 부자도시들이 생생한 증거다. 중앙정부도, 지자체도 기업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기본을 잊지 말아야 한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