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슈 분석] 북미항로 점유율 반토막… 줄줄이 쓰러진 협력사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1 17:44

수정 2018.11.21 17:44

한진해운 파산 후폭풍..수상운송 매출 12% 하락
물류업체 국내 물량 줄어..문 닫거나 해외로 이전
[이슈 분석] 북미항로 점유율 반토막… 줄줄이 쓰러진 협력사

최근 3년 연속 매출액 증가세를 이어간 운수업 호황 속에서도 수상운송업은 10% 이상 급락하며 '나 홀로 추락'을 면치 못했다. 2013년부터 5년 연속 감소세다. 국내 1위, 세계 7위 국적선사였던 한진해운이 지난해 2월 최종 파산하면서 국내 물동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정부 지원도 속수무책이다. 유일한 원양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은 수조원의 정부 지원에도 14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SK해운은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등 해운업이 좀처럼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7년 기준 운수업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수상운송업 매출액은 27조4160억원으로 2016년(31조1550억원)보다 3조7390억원(12.0%) 감소했다.
지난 2012년 44조9860억원에서 20조원 가까이 급감한 것이다. 지난해 전체 운수업 매출액이 1조원(0.7%) 증가한 142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2014년부터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수상운송업을 제외한 창고·운송관련서비스업(7.3%), 항공운송업(4.2%), 육상운송업(3.1%) 등은 매출이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다.

아울러 수상운송업을 영위하는 기업 수는 8.0%(53개)가 줄었고 종사자 수도 14.7%(4000명)나 감소했다.

지난해 한진해운 파산이 협력업체와 중소해운·물류업체에도 연쇄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진해운에서 물량을 받아 경영을 유지하던 업체들이 가장 큰 거래처 중 하나를 잃으면서 기업 문을 닫거나 해외로 업체를 이전했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해 물류산업 매출액은 해상(외항)화물운송업 실적 부진으로 전년 대비 0.7% 감소한 8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해상화물업 기업체 수(514개→466개)와 종사자 수(2만4789명→2만830명)로 크게 줄어들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파산한 후 국내 업체가 물량을 받지 못하고 해외로 상당부분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파산 후 국내 해운사들의 점유율 하락세도 뚜렷하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외국 선사들이 부산항에서 처리한 물량은 9.5% 늘어난 반면 국적 선사 물량은 0.9%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에 부산항 전체 물량에서 외국 선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63%에서 65%로 높아진 반면 국적 선사 비중은 37%에서 35%로 떨어졌다.

지난해 현대상선의 북미항로 점유율은 5.47%를 기록했다. 한진해운이 파산하기 전인 2015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합친 점유율은 11.9%였다.
2016년 현대상선의 점유율이 4.7%였던 것을 감안하면 7%가량 되는 한진해운 점유율 중 1%포인트도 채 가져오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는 고스란히 외국 선사들로 넘어갔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적어도 내년까지 미·중 무역분쟁, 세계경제 성장률 하락 등에 따라 교역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해운업체들로선 꼼짝없이 버텨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