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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적 지지 필요"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8 18:01

수정 2018.11.28 18:01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엔진 시험발사체를 발사한 28일 오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관리위원장인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엔진 시험발사체를 발사한 28일 오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관리위원장인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자력으로 우주개발을 할 수 있는 우주 선진국 대열에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 이날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의 주역들이 앞으로 2021년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을 위해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아래는 이번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의 주역인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박정주 나로우주센터장,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의 일문일답.

-2021년에 2월과 10월에 한국형발사체인 누리호를 2차례 발사할 계획이다. 어떤 차이가 있나.

고 : 기술적으로는 동일하다.
한국형발사체는 위성을 실어서 궤도에 투입해야 한다. 보통 발사체를 개발해서 첫번째 발사할 때 위성이 고가이다 보니 더미위성 처음에 보통 발사한다. 그 다음에 실제 위성 탑재 하는 경우 많다. 나머지 발사체 부분은 동일하다.

-2021년 누리호 발사 때는 어떤 부분 어려울 수 있나.

고 : 75톤 엔진을 4개 묶어서 연소시키다 보니 추력편차 생기면 기체 전체의 모션을 방해할 수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비행 하면서 잡아낼 수 있지만 어느 수준 이상이면 위험할 수 있다. 기체 조립 전에 연소시험을 하고, 추력을 맞춰서 4개 엔진 동일하게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시험발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

고 : 원래 성능은 140초 이상 목표였다. 결과적으로 151초 연소해서 원래 범위 내 연소한 것이다. 최대 도달고도는 201km 예상했는데
209.1km로 나왔다. 이 정도면 공학적으로 범위 내 들어왔다고 보인다. 낙하지점도 429.5km로 400km 정도 예상했던 것의 범위 내 낙하한 것으로 보여서 오늘 비행시험 잘 수행됐다고 판단한다.

추력이나 이런 부분은 즉각적으로 알 수 없다. 비행 계측 데이터로 계산을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부분이다. 현재는 연소시간, 낙하거리, 최대 도달 고도 등 봤을 때 우리가 원했던 범위 내에서 안전하게 된 것 같고 시험은 성공적으로 수행된 것으로 판단한다.

-시험발사체는 클러스터링 1개, 누리호는 4개다. 오늘 발사 성공 의미 다시 한번 말해 준다면.

고 : 엔진은 지상에서 동작하는게 아니라 비행 중인 기체에서 연료와 산화제 공급받아서 비행한다. 로켓엔진은 까다롭다. 비행 중 가속도가 있고, 탱크 내부 압력 변하는 변동요인 하에서 엔진이 정상적으로 성능 발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험발상체를 지상에서 조립하고 발사하는 건 한국형발사체랑 거의 동일하다. 이걸 진행하면서 보완점, 만족점 확인하는 중요한 기회가 됐다.

-독자적인 엔진 개발했을 때 클러스터링으로 성공할 확률은.

고 : 스페이스X는 9개 클러스터링 해서 사용한다. 낮은 추력 엔진 쉽게 개발해서 여러가지 묶는 방식이다. 대형 엔진을 어렵게 개발해서 1개만 쓰는 방식도 있다. 장단점이 있지만 요즘 추세가 낮은 추력 엔진을 여러개 클라스터링 해서 제작비를 줄이고, 신뢰성 높이는 추세다. 우리도 75톤 엔진 4개를 클러스터링 해서 비용적인 효과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나로호 때 1단은 러시아 기술이었기 때문에 성공하고도 절반의 성공이라는 말이 많았다. 이번 75톤 엔진이 성공적으로 연소했다. 그동안 5년간 개발하면서 힘들었던 점? 오늘 이후 계획?
박 : 과거 대형설비를 우리나라에서 경험 없는 상황에서 만드느라 연구원들 고생이 많았다. 1단계 목표가 7톤 엔진의 연소시험까지 가는 것이었는데 무척 도달하기 어려웠다. 말기에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지난 1월부터 나로우주센터장 맡는데 센터는 레이더 추적하고 측정데이터 추적하는 장비 등 시스템을 운영하는 역할을 한다. 지상 장비는 당연히 돼야 하는거고 문제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면 그렇지 않다. 수시로 고장도 나고, 많이 쓰이는게 아니니 국산도 없고, 시간적으로 부족해서 어려운 점 많다. 연구원들이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오늘도 마음을 많이 졸였다.

고 : 한국형 발사체는 국내기술로 전부 개발하다 보니 어려움 봉착했을 대 굉장히 힘든 경우를 몇 번 겪었다. 2016년말에 시험발사체 한차례 연기하기도 했고. 우리 손으로 설계하고 제작하다 보니 문제 생겼을 때 우리손으로 다 해결해야 한다. 외국에 물어볼 때도 없다. 그게 어려웠다. 개인적으로 말하고 싶은건 2002년 11월 28일에 'KSR-3'를 발사했다. 16년만에 같은날 시험발사체를 발사했다. 2002년 1번, 나로호 3번, 오늘까지 5번 로케트 발사한 경험이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내 눈으로 직접 본적 없고 전부 화면으로만 봐서 아쉽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눈으로 보고싶은 소망이 있다.

임 : 내부 사고 조사위원회 위원으로 왜 실패했는지 여러가지 분석한 결과 있다. 액체산소 산화제 만드는데 난관 많았고, 여러가지 기술적으로 문제 많은데 어떤 차원이든 개발할 때 우리 설계하고 만드는건 기업이 한다. 기업 수준이 안되면 그게 우리 기술 한계가 된다. 그런 것들도 중요한 포인트다. 우리가 총괄 책임을 맡으니 문제점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 전반 기술 수준이 많이 높아져서 이번에 잘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오늘 발사 성공으로 우리 자립도 어느정도 된다고 보는지.

고 : 시험발사체 성공적으로 했지만 이건 우주발사체 아니고 우주발사체인 누리호는 2021년 예정이다. 가야할 길 많다. 1단 3단 개발 및 시험 진행해야. 3단형 누리호에는 6개 엔진. 75톤 5개, 7톤 1개. 오늘 쓰인건 75톤. 이게 앞으로 누리호의 근간이 된다. 우주발사체는 로켓엔진이 제일 중요하다. 추진시스템도 중요하다. 우리가 설계해서 계획했던 추진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했다는거 확인했다. 남은 부분도 우리가 계획하고 설계하고 제작했던 부분 시험 계속할텐데 잘 넘어가면 우리도 곧 우주발사체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임 : 우리가 처음으로 개발한 액체엔진으로 75톤 추력을 갖는 시험발사체 성공한게 의미있다. 이 기본형을 이용해서 1단 4개 클러스터링을 할 것이다.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많은 기술적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1,2,3단 조립해서 시험 해보고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쌓아 나가면 2021년 2번 발사 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발사로 누리호 개발의 큰 행보는 우리가 이뤄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목표 연소시간 140초 돌파했을 때 지휘센터 분위기 어땠는지.

고 : 실제로 화면에 시간이 흘러가고 정확하게 몇초에 종료되는지 알지 못한다. 우리가 데이터를 비행 중에 모니터링 하는 분이 3명 있는데 그 분들만 보고 있고, 나머지는 몰랐다. 최고 고도 도달 정도 됐을 때 제대로 되는지 판단했고 끝날 때까지 끝나는게 아니고 떨어질 때도 끝까지 봐야 하기 때문에 끝까지 통제실 내부 분위기는 차분하고 조용했다.

-장관은 뭐라고 하던가?
임 : 발사할 때 옆자리 계셨다. 상당히 감동해서 울컥 하시더라. 저도 비슷한 감정이었다. 장관이 크게 감동한 것으로 느꼈다. 발사 참여한 연구원들하고 위원들에 격려 말할 때 감동이었다는 말 여러번 하셨다.

-시험발사체 개발을 위해서 총 투입된 연인원 몇명? 시험발사체 성공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일인지.

고 : 현재 발사체 개발 항우연 내 인원은 250명 내외다. 실제 제작은 기업에서 한다. 기업에서 1000명 이상이 참여한 걸로 기억한다. 누리호는 우리가 국내 기술로 설계하고 제작하고 시험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하는 예산의 80% 이상이 국내 기업체가 예산을 사용한다. 우리가 발사체 만들기 위해서는 조금 더 기술 올라와야 한다. 그런 부분 때문에 어려움 많은데 발사체 개발 통해서 그런 부분 기술 올라간다고 보면 우리나라 발전에 도움되지 않나 생각한다.

-기술 측면보다 우주개발 위해서 정부 못지 않게 국민의 이해 구하는게 중요한데, 과학자 입장에서 호소한다면?
임 : 이번에 성공하면 차관님이 많은 지원해 주시기로 해서 많은 기대한다. 말씀하신 문제점은 답하기 쉽지 않은데 발사체 본격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초반이라 할 수 있다. 2차 대전 끝나고 미소 냉전시대 되면서 무기개발 전념했다. 오래됐다. 우리는 개발 시작한지 20년도 안됐으니 늦게 출발한 것이다. 나름대로 많이 노력해서 기본형 75톤 성공하면서 3단형 누리호 개발에 한걸음 크게 다가섰다고 보지만 갈길은 아직 멀다. 내부 환경도 녹록치 않다. 여러가지 문제도 많고. 기업 기술문제, 여러가지 조약 등 있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을 많이 겪어야 한다. 앞으로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길 기대하면서 열심히 하겠다.

고 : 우리 사업도 그렇지만 우주개발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돼야 한다. 국민 동의와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왜 우주를 가야하냐'고 했을 때 미래 세대를 위해서 반드시 갈 수 있는 기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위해서 필요한 것이 운송수단이다. 그래서 막대한 예산 들여서 진행하고 있다. 늘 어려워 하는게 스스로 개발을 하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기술적 어려움을 만났거나 하면 일정이 흔들리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한다. 게으르거나 능력이 없어서 그런게 아니다. 우리 독자 힘으로 하다보니 헤매다가 하는 부분 있다는 점을 이해해 줬으면 한다.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하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예산이 안정적으로 지원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변동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서 그런 부분을 우주개발 큰 틀에서 안정적으로 집행될 수 있길 희망한다.

-우주개발 관련해서 계획?
이진규 과학기술정통부 1차관 : 본발사 2021년까지 갈길 멀다. 2021년에 누리호 성공이 1차적 목표다. 그걸 기반으로 발사체 해외시장도 2030년부터. 지금은 외국에서 우리 발사체 쏜다. 우리도 적극 뛰어 들어야 한다. 우주라는 게 기술적, 경제적, 자긍심까지 다양한 스펙트럼 있다.
기술적으로 우주는 자동차보다 더 많은 기술 들어가야 한다. 극한 기술이고. 그런게 다른 방면으로 파급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결과를 가지고 좀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자신감 얻은게 소득 중 소득이다. 수고해 주신 개발진에게 박수 보내달라.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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