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CJ대한통운 파업에 시민들 "택배 직접 찾자"

울산 여천동 CJ대한통운 서브터미널 4만5000개 상자 주인잃어
하루 200여명 시민들 몰려

CJ대한통운 노조 파업으로 산더미처럼 택배상자가 쌓여 있는 울산지점 서브터미널의 지난 27일 모습.
【 울산=최수상 기자】 전국택배연대노조가 CJ대한통운을 상대로 교섭권을 요구하며 1주일 넘게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울산지역의 경우 하루 수백명이 물류센터를 방문하는 등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기다림에 지친 고객이 직접 물건 찾기에 나서는 일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지역별 서브터미널 위치조차 찾기 쉽지 않고 전화통화마저 안돼 시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직접 택배 찾자" 하루 200명가량 몰려

28일 울산 남구 여천동의 한 CJ대한통운 서브터미널에서는 배달되지 않는 자신의 물건을 찾기 위해 산더미처럼 쌓인 택배상자를 이리저리 뒤적이고 있는 시민들러 넘쳐났다. 또 사무실에서는 시민들이 순서대로 줄을 서서 물품의 배송이력을 찾기 위해 운송장번호를 조회하고 CCTV로 촬영한 택배상자의 모양을 확인하는 작업이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전국택배연대노조 등에 따르면 전국택배연대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지난 21일 이후 울산지역 CJ대한통운 서브터미널 4곳에 쌓인 택배물건은 약 4만5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파업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지난 26일부터는 직접 물건을 찾기 위해 서브터미널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CJ대한통운 울산지점에 따르면 파업 1주일째인 지난 27일에는 울산 남구 여천동의 서브터미널에는 약 200명의 시민이 몰리기도 했다.

지난 21일 조립작업에 필요한 부품을 주문했다는 김모씨(56)는 "2~3일면 오겠지 싶어 작업을 며칠 미뤘는데 더 이상은 지체할 수 없어 결국 직접 찾아왔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급한 사정으로 이날 하루 서브터미널 4곳을 찾은 시민은 약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모습은 울산을 비롯해 경기도 수원, 성남, 안산, 이천, 여주, 대구광역시, 광주광역시, 경북 김천, 경주, 경남 거제, 창원에서도 비슷한 양상을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 전화 안 받고… 찾아가기도 만만찮아

더 큰 문제는 급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각 지역별 서브터미널 위치를 알아내기도 쉽지 않고 친절한 안내도 받을 수도 없다는 점이다. CJ대한통운 택배조회, 인터넷홈페이지, 콜센터 이용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을 위해 인터넷에서 가방을 주문했다는 회사원 A씨(33·여)는 출국날짜가 다가오자 결국 포털검색과 주변의 도움을 받아 겨우 서브터미널을 찾아왔지만 또 다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그는 "홈페이지 택배조회만으로는 물품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어 사무실과 가장 가까운 곳인 울산지점 서브터미널로 왔지만 운송장조회 결과 다른 곳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급한 사정이 있는 고객들을 고려해 대한통운 측의 좀더 적극적인 안내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실제 울산지역 서브터미널에는 그 흔한 전화연결도 쉽지 않다. 한 서브터미널 사무실에서는 통화중인 직원이 아무도 없지만 전화를 걸어보면 통화대기중이라는 음성메시지만 계속 나왔다.


사무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화응대로는 배송물품을 추적하고 찾아내는 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며 대신 현장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책임을 노조의 파업에 전가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고의적인 전화거부로 보여 지는 대목이라며, 시민들이 직접 수령하는 것을 오히려 꺼려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울산지점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해 배송이 이뤄지지 않는 것부터가 문제"라며 "원활한 배송을 위해 본사가 직원 100명을 대체 투입했지만 이마저도 노조가 가로막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ulsan@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