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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또 건의문 낸 상의, 국회 또 외면할 텐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3 17:09

수정 2018.12.03 17:09

스타필드 등 규제에 반대.. 이번 만큼은 귀 기울이길
경제계가 정치권을 향해 또다시 'SOS'를 쳤다. 대한상의는 3일 '주요 입법현안에 대한 경제계의 의견'이라는 건의문을 국회에 냈다 .국회의 경제관련 입법을 겨냥한 것으로, 조속히 처리해야 할 법안 3건과 신중히 처리해야 할 3건을 담았다. 집중투표제 등 지배구조 개선을 담은 상법, 전속고발권제를 폐지하는 공정거래법, 신세계 스타필드 같은 복합쇼핑몰 강제휴업을 담은 유통선진화법 등은 득보다 실이 큰 만큼 신중한 처리를 요구했다. 규제개혁, 서비스산업 육성, 최저임금 산정방식 개선을 담은 법안은 한시바삐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상의는 "규제허들이 여전한 가운데 글로벌 기준보다 더 높게 기업책임을 요구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제보다는 시장규범이 잘 작동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입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상의 건의는 지금까지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한 수십차례 요구의 종합판이다. 말이 건의문이지 호소문에 가깝다. 계속되는 규제와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경제계는 사면초가이고, 한국 경제는 아사 직전이다.

오죽했으면 주한 외국인 경제단체가 들고 나왔을까.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암참)를 비롯해 유럽·영국·프랑스·독일 등 5개 주한 외국 경제인단체는 지난달 30일 공동성명을 내고 "규제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한 유럽상의는 같은 달 27일 "한국은 독특한 규제가 많은 '갈라파고스 규제' 국가"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20대 국회 들어 국회에 올라온 기업관련 법안 1000건 중 규제법안이 700건에 달한다. 그마저 규제법안은 속전속결이다. 정부 '규제혁파'는 빈소리로 들린다. 이러는 사이 한국 경제는 활력을 잃고 있다. 자동차는 물론이고 캐시카우인 반도체마저 성장률이 뚝 떨어진다. 국내외 기관들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앞다퉈 낮추고 있다.

경제계가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규제개혁을 언급한 건 이번 정부 들어서만 50차례에 육박한다.
경제부총리를 만나고,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오죽했으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기업이 원하는 법이면 다 악법이고, 가치가 없는 것이냐"며 울분을 토했을까. 경제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지금이 규제혁파의 골든타임이다.
국회는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법안심사에 앞서 이번 건의 내용을 새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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