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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개발 집중" 카타르, OPEC 탈퇴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3 17:38

수정 2018.12.03 17:38

사우디 주도인 OPEC 나가며 이란과 협력 강화할 수 있게 돼
57년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이었던 카타르가 내년 1월부터 OPEC에서 탈퇴할 예정이다. OPEC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정치·종교적 이유로 경제 봉쇄를 당하고 있는 카타르측은 탈퇴가 천연가스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며 정치적인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사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3일(현지시간) 수도 도하의 기자회견에서 2019년 1월 1일자로 OPEC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탈퇴 결정은 천연가스 생산량을 연간 7700만t에서 1억1100만t으로 증가시키는 발전 계획에 집중하기 위해서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알 카비 장관은 "카타르는 과거 몇 년 동안 국내외에서 성장과 확장에 기반을 둔 미래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성실히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타르가 세계 제일의 천연가스 생산국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유지하기 위한 성장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의심할 여지없이 노력과 전념, 헌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카타르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으로 전체 유통량의 약 30%를 책임지고 있고 이란과 아라비아만의 세계 최대 가스전(카타르령 노스돔·이란령 사우스파)을 공유 한다. 카타르는 사우디 주도의 OPEC에서 탈퇴함으로써 사우디의 방해 없이 이란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앞서 이슬람 수니파를 대표하는 사우디는 지난해 6월 카타르가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교류하는 점을 못마땅하게 여겨 외교관계와 무역을 끊었다. 사우디를 따르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주요 수니파 국가들도 잇따라 카타르와 단교했다. 바다를 접한 카타르는 주변국들의 봉쇄에도 불구하고 이란 및 터키의 도움으로 자립에 성공했다.

다만 이번 탈퇴 결정이 OPEC 전체의 산유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1961년에 OPEC에 가입한 카타르의 석유 매장량은 25억24000만배럴로 OPEC 15개 회원국 가운데 10위이며 OPEC 석유 매장량 가운데 2.1%를 차지하고 있다. 석유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일평균 60만배럴로 콩고를 제외한 14개 회원국 가운데 11위다. OPEC은 오는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석유 감산 여부를 논의하며 카타르에게는 이번 회의가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 OPEC 회원국인 에콰도르와 가봉은 과거 탈퇴했다 다시 가입한 전력이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2008년에 OPEC을 탈퇴했다.

한편, 이번 OPEC회의를 앞두고 주요 산유국들은 감산을 통해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에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주요 산유국들간 기존 감산 협정을 내년에도 이어가는 것에 일단 합의했다. 대신 세부 감산량은 OPEC회의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이같은 소식에 국제유가는 단숨에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2일밤 60달러대를 돌파했다.
지난달 북해산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인 22%씩 떨어졌다.

박종원 윤재준 기자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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