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공기업

수익성 떨어져도 예산 더 챙겼다… 공공기관 실태 도마 위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4 18:30

수정 2018.12.04 18:30

국회 예비심사검토보고서 분석
인지도 부족한 국립생태원 총 예산 늘리고 홍보는 되레 줄여
잡월드, 사업경쟁력 하락 문제.. 컨설팅 등 운영방식 개선 시급
수익성 떨어져도 예산 더 챙겼다… 공공기관 실태 도마 위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앞두고 국회 심사 과정에서 일부 공공기관들의 예산 편성이 도마에 올랐다. 사업 경쟁력 하락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경영개선 노력 대신 기관운영비 지원 명목으로 매년 수십억에 달하는 정부 예산만 증액되고 있어서다.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예비심사검토보고서 분석결과, 내년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 출연 예산은 585억8800만원이 편성돼 있다. 이는 올해 498억원보다 17.6% 증액된 규모다. 국립생태원은 생태분야 연구, 생태 관련 전시·체험 및 홍보시설 조성과 운영 등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이다.

그러나 국립생태원 유료입장객은 매년 떨어지는 추세다.
2015년 65만5649명이었던 유료입장객은 2016년 61만1688년, 지난해 60만8782명까지 감소했다. 국립생태원은 2014년 5월16일 이후 유료화로 전환한 바 있다.

국립생태원 대국민 인지도가 부족해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017년말 기준 국립생태원의 대국민 인지도는 32.8%로, 기관경영평가 비교집단 13곳 평균 대비 20.2%포인트나 낮다. 이에 따라 입장수입은 지난 2015년 26억2000만원에서 2017년 20억6500만원까지 하락했다.

국회에선 이같은 기관 인지도 저하에도 홍보예산이 대폭 삭감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내년도 국립생태원 홍보예산은 5억7900만원으로, 2018년(9억800만원)보다 3억2900만원(36.3%)이나 깎였다.

보고서는 "국립생태원은 2014년에 개관해 대국민인지도도 아직 높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료 관람객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립생태원의 인지도가 만족할만한 수준에 올라갈 수 있을 때까지는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잡월드의 사업경쟁력 하락도 문제로 꼽혔다. 한국잡월드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적성에 맞는 직업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직업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도 한국잡월드 예산은 211억8000만원으로, 올해(192억5300만원)보다 10.0% 증액됐다.

국회는 한국잡월드가 민간에서 운영하는 직업체험관보다 경직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잡월드 입장료는 2012년 개관 당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잡월드의 입장료 수입은 2013년 68억5200만원에서 지난해 57억6900만원으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직업체험시설의 주 고객층이 어린이와 청소년이므로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가 명확하고,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고려해 가격정책을 수립해야 함에도 그러한 자구노력이 부족했다"고 했다.

특히 입장수입 뿐 아니라 광고수입, 부대수입도 기관의 경영방식에 따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지만 목표 대비 실적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2015년 이후로 경영컨설팅을 의뢰하는 등의 개선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지난 2013년 27억4900만원이었던 한국잡월드 광고수입은 지난 8월 기준 14억5600만원으로 절반 가량 뚝 떨어졌다. 한국잡월드는 지난해 고용부의 기타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전략기획 및 사회적책임' 부문에서 D+등급, '기관 경영혁신' 부문에서 C등급을 받았다.


보고서는 "결국 잡월드의 노력 부족으로 인해 매년 200여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기관운영에 투입되고 있다"며 "고용부와 잡월드는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기 위한 전문적인 경영컨설팅을 의뢰해 기관운영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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