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산은, 주금공 내년 예산 1000억씩 축소 위기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6 14:59

수정 2018.12.06 14:59

내년 기업 구조조정, 정책금융 지원 등 차질 우려
내년 정부 예산 논의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산업은행과 주택금융공사의 출자금 규모를 당초 예산안보다 각각 1000억원씩 축소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올해 한국GM에 대한 정부 지원이 사실상 중단되고 9·13 대출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줄어드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대기업 구조조정과 자동차부품사 지원책 등 정책금융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금융위원회 예산은 당초 정부안 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출자금 규모를 일부 삭감하는 방향으로 잠정 합의를 한 상태로 변동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몇몇 예산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중인데 이르면 이번주 확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삭감이 검토중인 대표적인 예산은 산은과 주금공에 대한 출자금이다.
금융위는 당초 지난 8월 주금공과 산은 출자금을 각각 1000억원과 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국회는 이를 각각 1000억원씩 줄이는 안을 검토중이다. 이 경우 주금공 출자는 전액 삭감되고 산은 출자금도 4000억원으로 줄게 된다. 이 중 산은 출자금의 경우 올해 한국 GM에 대한 정부 지원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일부 줄이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GM이외에도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적절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책정된 산은 출자금 5000억원은 기간산업에 대한 경영정상화 지원 및 혁신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용도였다. 산은은 앞서 대우조선과 STX, GM에 이어 내년에도 현대상선 등 대규모 금융지원이 예고된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자동차 부품사와 조선사에 대해 산은 등 국책은행 중심의 지원책을 추진중이어서 이 같은 출자액 삭감이 정책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금공 예산도 장기·고정금리 분할상환 주담대를 통해 15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구조를 개선하려는 취지로 편성됐다.

신혼부부나 다자녀가구 전용 보금자리론 등 서민중산층 주택마련 지원 의도도 포함됐다. 그러나 9·13일 주택안정 대책으로 대출 규제 정책이 발표되면서 주담대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삭감 논의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9·13 대책에도 아직 주담대 부담이 남아있고 가계부채 지원책이 진행중인 점을 감안하면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에도 주금공에는 900억원의 정부 지원이 투입됐다.

아울러 핀테크 지원예산 80억원은 20억원을 추가, 확대하는 것을 놓고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금융당국은 핀테크에 대한 인프라 부족으로 동남권 핀테크센터 설립을 추진중이지만 이견이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출자금 지원액은 예정대로 유지키로 잠정 결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정책금융에 대한 정부 출자가 거의 전무했던 것을 감안하면 내년 각종 금융 지원책을 앞둔 상황에서 금융 리스크 확보를 위한 지원은 필요하다"며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아직 안정권이라는 게 금융권의 평가지만 대규모 구조조정 등 정책자금 수요가 연이은 상황에서 리스크가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정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가 편성한 내년 예산안은 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000억원 늘었다.
출자금 등이 축소되면 예산이 2조원대로 줄게된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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