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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업계 상생에 한국 모빌리티 산업 달렸다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9 17:14

수정 2018.12.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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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택시-카풀 TF.. 사회적 대타협안 마련중
한국은 갈등 해결 못한 사이 우버·디디추싱·그랩은 성장
카카오 카풀이 지난 7일 일부 이용자만 제한한 하루 2회 베타서비스에 돌입하면서 국내 승차공유 시장이 이제 걸음마를 떼게 됐다. 카카오 카풀이 오는 17일 정식 서비스에 돌입하면 국내 모빌리티 시장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택시업계를 대변하는 택시4단체가 17일 정권 규탄 끝장집회를 개최하고 카카오택시 호출 거부운동에 돌입키로 하는 등 택시업계와의 갈등 해소가 큰 과제로 남았다. 카카오 카풀이 사회적 갈등 속에서 출발하면서 한국 모빌리티 산업의 갈 길은 아직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풀 갈등 최고조…오해 풀릴까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한 지 10개월 만에 서비스를 전격 출시하면서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내주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7일 일부 이용자에게 오픈된 베타서비스는 현재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에서 이용할 수 있다.
기본료는 2㎞당 3000원으로 택시요금보다 20~30%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 베타서비스 기간 내에는 하루 24시간 안에 2회만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8월 양 업계에 제시한 중재안으로, 사실상 국토부의 가이드라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베타서비스 기간 동안 출퇴근 시 2회만 엄격하게 운행하면서 택시업계와 정치권이 우려하는 택시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다. 실제 카카오모빌리티 내부적으로는 평일 오전 서울시내 택시수요가 20만5000콜에 달하지만 배차로 연결되는 경우는 4만콜에 불과, 하루 운행횟수를 2회로 제한하면 택시운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국내 통행량 중 나홀로 차량이 80%가 넘는다"면서 "이런 분들이 차를 나눠타게 되면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공유하게 될 것으로 믿고 택시업계의 오해가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승인한 카풀 드라이버(크루)가 5만명을 넘어섰고, 이는 서울시 택시등록대수(7만대)에 가까워 택시산업 붕괴와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생존권을 건 투쟁을 예고한 상황이다. 택시4단체는 카카오 카풀이 정식 출시되는 17일에 맞춰 대규모 끝장시위를 열 예정이다. 또 국회에 상정된 카풀 금지법 통과를 정치권에 압박할 계획이다.

이에 갈등 조정자를 자임한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가 추진 중인 사회적 대타협안에 관심이 쏠린다. 사회적 대타협안에는 택시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전향적인 지원책이 대거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韓 모빌리티 '걸음마'…갈 길 멀다

카카오 카풀이 시동을 걸면서 올해 각종 고소·고발전으로 꺼진 한국 모빌리티 시장의 엔진이 켜질 전망이다.

지난 6월 승차공유 규제 파고 앞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버틴 풀러스는 지난달 26일 AI배차를 더한 카풀 서비스를 재개했고, 2세대 카풀을 내세운 위풀도 가세했다. 내년 1·4분기 중으로 차차크리에이션도 카풀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모빌리티 기업 간 정면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차량공유 기업 쏘카가 지난달 10월 규제를 피해 내놓은 '타다'의 호출건수는 출시일보다 2000% 증가하는 등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한국 모빌리티 시장이 규제에 옴싹달싹 못하는 사이 미국 우버, 중국 디디추싱, 동남아 그랩 등이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오는 2025년 전 세계 승차공유 시장 규모는 2000억달러(약 224조원)로 예측되고 있다.
우버의 현재 기업가치는 약 134조원, 디디추싱은 약 63조원, 그랩은 약 12조원으로 추정된다. 우버와 디디추싱은 완성차 기업인 GM의 기업가치(약 50조원)를 앞질렀다.
카카오모빌리티 기업가치는 아직 약 1조6000억원에 그치고 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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