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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기로에 선 삼바] 국내선 삼바 분식 논쟁 시끌… 밖에선 기업가치 평가 높였다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9 17:31

수정 2018.12.09 17:31

JP모간 8월 '매수' 보고서
"삼바, 급성장하는 바이오 기업" 역대 최고 수준 목표주가 제시
금융당국 뒤집기에 비판 여전
[상장폐지 기로에 선 삼바] 국내선 삼바 분식 논쟁 시끌… 밖에선 기업가치 평가 높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가 고의 분식회계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재감리를 받던 와중에 JP모간의 매수 의견 투자보고서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바이오업계와 재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래가치를 높게 인정받고 있는 우량기업을 금융당국의 판단 번복으로 중대한 시기에 정상적 경영활동 위축과 기업가치 하락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으로 몰고 간 걸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분식회계 논란에도 투자가치 올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JP모간이 금융감독원의 삼바 회계기준 변경 관련 재감리를 진행 중이던 지난 8월 중순 '매수(Overweight)' 투자의견과 역대 최고가 수준인 57만3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투자보고서를 발표한 건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당시는 증권선물위원회의 통보로 금감원이 핵심 쟁점인 2015년 회계 변경뿐 아니라 2012~2014년 재감리에 착수했던 시기라 삼바 주가는 30만원대 후반까지 추락한 상황이었다. 8월 투자보고서는 JP모간이 올 들어 9차례 발표한 삼바 투자보고서 가운데 목표주가가 가장 높다. 특히 7월 12일 증선위가 금감원 1차 감리에 대해 삼바의 공시누락 혐의를 인정해 검찰 수사와 관련 임원 해임을 요구하고 2012~2014년 회계 처리까지도 재감리를 결정한 이후라 향후 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JP모간은 8월 보고서에서 "삼바는 바이오시밀러(CMO)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글로벌 제약사들과 계약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가동률은 매년 20%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 기업으로 부상했다"고 펀더멘털과 미래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JP모간은 8월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삼바 인천 송도공장도 직접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JP모간은 보고서에서 "삼바의 최첨단 시설을 방문했는데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제약산업을 키우려는 한국 정부와 기업의 노력에 감동했다"고 밝혔다.

■"바이오 특성 무시한 뒤집기"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투자은행이 삼바 재감리 기간에 우호적 투자보고서를 낸 것과 관련, 금융당국의 고의 분식회계라는 재판단 결과에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대표 평가기관이 국내에서 삼바 사태가 정점인 시기에 오히려 투자가치를 상향한 보고서를 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그만큼 바이오산업은 단기적 경영성과보다는 중장기적 가치를 내다보고 평가하는 게 세계적 추세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삼바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올해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대 유망기업"이라며 "미래비전을 갖지 못한 기업이고 분식회계를 저지른 정직하지 못한 기업이라면 이런 평가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조 교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삼바 회계처리 의혹을 묶으려는 세력들이 있는데 선후관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합병은 2015년 7월,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 변경은 2015년 12월, 삼바 상장은 2016년 11월로 시점만으로도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일사부재리 논란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삼바의 기업가치는 시장이 인정했기 때문에 적자기업이라도 수조원의 시가총액이 발생할 수 있다"며 "더욱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던 삼바를 한국거래소와 금감원이 상장요건까지 변경하며 국내 상장을 관철시키고 회계감사에서 분식회계가 아니라고 천명한 걸 뒤집어 기업을 존망의 위기까지 몰아넣었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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