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인터뷰] 김영달 아이디스 대표 "보안영상 레코더시장서 세계 1위 꿈 이뤘죠"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0 17:33

수정 2018.12.11 10:36

25주년 2022년 매출 1조 목표..코텍·빅솔론 인수 관리 후 복귀
전략 바꾸고 마케팅·세일즈 강화
[인터뷰] 김영달 아이디스 대표 "보안영상 레코더시장서 세계 1위 꿈 이뤘죠"


"대학 동기들과 창업을 할 때 '한국 대기업이 아직 선전하지 못하는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을 만들자'는 목표를 가졌다.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1등을 하는 벤처기업을 만들고 싶었다."

경기도 판교 아이디스 본사에서 만난 김영달 아이디스 대표(사진)가 말한 창업 당시의 꿈이다. 김 대표는 카이스트 박사과정 때인 1997년 대학원 동료들과 아이디스를 창업했다. 지도교수였던 이광형 교수의 제안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교환연구원으로 다녀온 직후였다.

■'제조업으로 세계 1위' 꿈 이뤄

김 대표는 산업용 디스플레이, 특히 영상보안에 집중했다.


당시에는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비디오테이프에 일일이 녹화하던 시절이었다. 인터넷 등이 보급되면서 아날로그식 영상 저장방식을 디지털 방식으로 바꿔야 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1998년 6월 세계 최초로 '아날로그를 뛰어넘을 수 있는 첫 디지털 저장장치(DVR)'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당시에도 디지털 저장장치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오히려 아날로그 장비보다 성능과 속도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개발 초기엔 '제품이 시장보다 너무 앞서나왔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김 대표는 하이엔드(첨단)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미국 나사와 중국 푸동국제공항에 제품을 공급했다. 1999년엔 미국 시큐리티전시회에 참가하며, 저장장치에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넣었다. 시점과 조건에 맞게 자동으로 영상을 검색해주는 기능이었다.

이렇게 레퍼런스를 쌓던 아이디스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오페라하우스와 주경기장 등에 제품을 넣기 시작했다. 덕분에 창업 4년차인 2001년에 코스닥에 상장했고 매출 160억원, 이익 83억원을 기록했다. 제조업으로 영업이익률 50%를 넘긴 것이다. 2012년에는 보안영상 분야 레코더 시장에서 전세계 점유율 15%까지 올라가 세계 1위가 됐다.

김 대표는 "2012년까지 영업이익률이 20% 이하로 떨어져 본 적이 없다. 그 당시엔 현금보유액만 1200억원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매출 1조원 달성할 것"

세계 1위를 하겠다는 목표를 이룬 후에 김 대표는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나라 벤처기업은 기업체력이 약해서 한 번만 위기가 오면 99%의 기업이 망한다"며 "국내 벤처기업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전했다.

그의 인수 기준은 '첨단기술'을 가진 '제조업' 기반의 업체였다. 산업용 디스플레이 제조기업인 코텍을 지난 2012년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소형 프린터 제조기업 빅솔론을 인수했다. 아이디스홀딩스와 아이디스, 코텍, 빅솔론 등 상장기업 4곳을 갖게 된 것이다.

25년 동안 코텍을 만들고 키워왔던 이한구 전 코텍 회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분야에 정통한 김 대표를 보고 "회사를 인수해달라"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인수 당시 매출 약 1600억원, 영업이익 200억이었던 코텍은 6년 만에 매출 3500억원, 영업이익 450억으로 외형은 물론 수익성도 확대됐다.

코텍과 빅솔론을 관리하던 김 대표는 올해 1월1일 아이디스로 복귀했다. 세계 영상보안시장이 급변하면서 아이디스의 개혁이 필요해진 시점이었다.

그는 "그동안 아이디스는 글로벌 보안기업과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이 '플랫폼' 중심으로 바뀌면서 독자적인 브랜드가 필요해졌다"며 "완제품 중심의 토탈 솔루션 비즈니스로 전략을 바꾸고 마케팅과 세일즈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전략이 바뀌고 비용이 늘어나면서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김 대표는 "올해가 턴어라운드 되는 해"라고 확신했다.
그는 "코텍과 빅솔론이 안정화되고, 아이디스도 턴어라운드 되는 올해는 특별하다"며 "아이디스가 25주년을 맞이하는 오는 2022년까지 전체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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