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홍남기號 첫 미션은 '기업 살리기'.. 가업 물려받기 쉽게 상속세 손본다

수면으로 떠오른 '가업상속세 완화'
한국 직계비속 실질 상속세 65%..프랑스·독일·일본 등보다 높아
기재부 내부검토… 여야도 찬성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함께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들의 투자부진으로 경제활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는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책초점을 '기업 기살리기'에 맞추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업정책 중 가업상속세 완화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업상속세 완화는 기업투자 확대, 경제활력 회복, 경제주체 심리개선 등으로 연결될 수 있는 핵심 고리로 꼽힌다. 그동안 기업 오너들이 가업을 상속하려 해도 세금을 마련하지 못해 경영권을 넘기거나 해외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업상속세 완화는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무게중심을 기업으로 이동시키는 사실상의 방향전환이다. 홍 부총리는 이와 관련,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기재부도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자유한국당 역시 가업상속 공제폭 확대 등을 핵심으로 하는 개정법안을 준비 중이다.

■'가업상속세' 완화 수면으로

10일 기획재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정치권은 가업상속세를 완화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잡고 있다. 지난 2008년 도입된 가업상속공제는 대를 이어 기업을 운영할 경우 상속세를 깎아주는 제도다. 대상은 중소기업과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이다. 가업 영위기간별 공제한도는 10년 이상 200억원, 20년 이상 300억원, 30년 이상 500억원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4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상속세와 별개로 가업상속세와 관련해서는 좀 더 완화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며 "긴밀히 대책을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는 침체된 경제상황 타개책이다. 경제활력 회복에 방점을 찍고 있는 2기 경제팀의 정책 기조와도 맥을 같이한다.

경영계는 그동안 높은 상속세 부담을 중소·중견기업의 매각 또는 해외이전 요인으로 지목하고 국부유출과 경제성장 잠재력 저하를 우려하며 가업상속세 완화를 주장해왔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직계비속에게 적용되는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은 우리나라(50%)가 일본(55%) 다음으로 2번째로 높다. 일반적 상속 형태인 주식으로 직계비속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경우 최대주주 주식할증(최대 30%)이 적용돼 실제 부담하는 최고세율은 우리나라(65%)가 일본(55%)보다 더 높다.

■정치권도 여야 모두 '찬성' 입장

정부의 가업상속세 완화 움직임에 정치권도 공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도 공감대 기류가 형성된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성 차원에서 가업상속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은 가업상속 공제기준을 매출액 1조원까지 늘리는 법안 마련도 검토 중이다. 기존 기준은 3000억원 미만이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국회 세미나에서 "기업의 투자역량을 높이기 위해 중소·중견기업의 가업상속 공제기준을 매출액 3000억원 미만 기업에서 약 1조원으로 대폭 늘리는 법안을 검토 중"이라며 "기업을 하라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가업상속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상속 완화를 확대하는 데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올 초부터 관련 법안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은 가업용 자산 처분가능 범위 및 고용유지 의무 완화,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기간 7년으로 완화를 핵심으로 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상속세 완화를 통해 기업 활력을 제고키 위한 취지다. 같은 당 추경호 의원 역시 20년 이상 경영한 명문 장수기업은 가업상속 공제대상에 추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공제한도는 1000억원으로 규정했다. 명문 중소·중견기업이 활발해질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여당측 한 인사는 "야당인 한국당도 가업상속 공제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내년부터 가업상속 공제 완화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가업 영위기간 선정이나 가업상속세 완화에 따른 영향을 규제할 법안 마련도 향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