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 보조금 1년 뒤 폐지… 韓 배터리 업계, 대륙 공략 가속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1 17:28

수정 2018.12.11 17:28

中 정부 보조금 제도 폐지되면 韓 업체들 공정 경쟁 가능해져
삼성·LG·SK 배터리 공장 건설
中 보조금 1년 뒤 폐지… 韓 배터리 업계, 대륙 공략 가속

삼성·LG·SK그룹이 경쟁적으로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면서 중국시장에서 배터리사업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오는 2020년부터 중국 정부의 전기차보조금 제도가 폐지되면서 중국 업체들과 동등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을 보유한 중국을 공략하기 위한 선(先)투자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11일 중국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SDI는 중국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 2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투자 규모는 105억위안(약 1조7000억원)이다. 16만㎡부지에 전기차용 60Ah(암페어시) 배터리(전기차 약 40만대 분)를 생산하는 5개 라인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시안 2공장은 2015년 처음 시안 공장을 설립할 당시부터 계획에 잡혀있던 것"이라며 "구체적인 투자액, 부지 규모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삼성SDI는 현재 울산, 중국 시안, 헝가리 등 세 곳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있다. 생산 능력은 순수 전기차 기준 울산 6만대, 헝가리 5만대, 시안 3만대다.

삼성SDI가 중국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폐지되는 2020년부턴 중국 배터리업체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부터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해온 중국 정부는 자국 배터리업체의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한국 업체가 생산한 배터리를 장착한 완성차 모델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자국 배터리 업체들을 보호해왔다. 이 탓에 국내 업체들은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인 중국에서 철저히 소외돼왔다.

중국은 2025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약 50%, 자국 내 전기차가 승용차 판매량의 19%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전기차배터리 1위 업체 LG화학도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1992년부터 배터리사업 투자에 나서 원재료부터 배터리 완제품까지 '배터리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LG화학은 오는 2020년을 기점으로 중국 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해왔다.

지난 11월 중국 난징에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 기공식을 진행한 LG화학은 내년 말 1단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공장에선 한번 충전한 뒤 320km를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용 배터리가 연간 50만개 이상 생산된다. 오는 2023년까지 2조1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SK그룹 역시 전기차배터리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의 하나로 인식하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선 LG화학이나 삼성SDI에 비해 후발주자로 평가되지만, 올해 들어 10월까지 배터리 출하량 기준 성장률은 168.5%로 3사 가운데 가장 높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 10월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에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과 세라믹코팅분리막(CCS) 생산 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투자형 지주회사인 SK㈜가 전기차에 쓰이는 2차전지 필수부품인 동박 제조업체 중국 왓슨사 지분을 약 27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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