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과 함께하는 재래夜 놀자]

겨울엔 야시장 대신 아이스링크… 여행객들로 사계절 ‘북적’

공주 산성시장
청년상인 육성 위해 만든 협동조합..숙박·관광·쿠키만들기 등 프로그램 묶은
'관광+시장체험’ 패키지 온라인서 판매..20개 넘는 상인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
"세계문화유산 연계…국제 관광시장 목표"

지난 겨울 충남 공주 산성시장 내 문화공원에 설치된 아이스링크에서 '제1회 얼음공주 드림페스티벌'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충남 공주 산성시장을 찾은 초등학생들이 공주의 특산품인 인절미를 직접 만들어보는 '인절미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충남 공주 산성시장에서 열린 야시장의 한 점포에서 방문객들이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

【 공주(충남)=한영준 기자】 사방이 탁 트인 전통시장은 겨울이 비수기다. 날씨가 추워지면 시장을 찾는 소비자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남 공주 산성시장을 찾은 지난 7일 추운 날씨에도 여행객을 만날 수 있었다.

해질녘 산성시장 근처에서 이리저리 사진을 찍고 있던 이효진씨(가명)는 휴가를 쓰고 공주와 부여를 여행 중이었다. 산성시장을 찾은 이유를 묻자 그녀는 "여행패키지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씨는 "공주 여행을 준비하다가 우연히 공주시 여행패키지를 보게 됐는데, 거기에 산성시장이 있었다. 그 패키지를 이용하진 않았지만 지리적으로 여행지나 숙소와 가까워서 오게 됐다. 더 찾아보니 알밤 찹살떡이 유명해서 저녁 먹기 전에 사가려고 왔다"고 말했다.

공주는 세종시가 생긴 이후 지속적으로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는 도시다. 지난 2011년 12만명이었던 공주 인구는 지난 2016년 11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후에도 인구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충남도부터 공주시까지 인구 유출을 막고자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공주 시내 한 가운데에 위치한 산성시장이 청년상인들을 육성하기 위해 만든 것이 '공주시청년보부상협동조합'이다.

이 협동조합은 산성시장 내 청년들이 운영하는 예비마을기업형 청년협동조합이다. 공주산성시장상인회 박명훈 사무국장은 "청년세대 이탈을 막기 위해 만든 게 청년보부상협동조합"이라며 "청년 상인들끼리 모여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조합원들을 교육시키는 인큐베이팅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주시 여행패키지'가 바로 청년보부상협동조합에서 만든 상품이다. 청년보부상협동조합은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해 공주시 문화체험 여행패키지를 판매한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네이버 스토어 공주시청년몰 사이트에서 쉽고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며 "패키지에는 숙박, 음식, 관광명소뿐 아니라 쿠키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순히 관광하는것에서만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하며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산성시장에서는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을 위해 장보기 체험, 인절미 체험, 밤 쿠키 만들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공주시청년몰 사이트에선 공주시 여행패키지뿐 아니라 공주시 청년창업가들의 아이템도 구매해 볼 수 있다. 공주시 게스트하우스, 공주알밤, 알밤닭강정, 건어물 등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살고 있는 단독주택을 개조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한 청년상인은 "돈을 벌고자 전업으로 숙소를 하는 게 아니라 여행자들이 공주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작은 노력이지만 공주에 활기를 불어 넣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지역선도시장 육성사업을 진행 중인 산성시장은 인프라 향상과 함께 상인교육에 힘을 들이고 있다. 시장 입구 곳곳에는 상인아카데이 교육생 모집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산성시장의 한 상인은 "겨울에 확실히 손님이 줄어 들다보니 저녁시간을 이용해 교육을 들으려고 한다"며 "당장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교육이 있어서 들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공주산성시장상인회 이상욱 회장은 "지난해부터 상인 교육을 꾸준히 하고 있다"며 "20개가 넘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상인들을 교육하기도 하지만, 교육 프로그램이 하나의 소통 창구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5년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되면서 관광객이 늘었지만, 겨울 비수기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산성시장은 겨울철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지난 겨울 진행한 '아이스링크'다. 국내 전통시장에서 최대 규모인 문화공원(약 3300㎡)을 아이스링크로 운영했던 것. 상인회 박명훈 사무국장은 "약 두 달 동안 아이스링크를 운영하면서 약 9만명의 방문객이 시장을 찾았다"며 "겨울철 야시장을 운영할 수 없어 그 대안으로 (아이스링크를) 운영했는데 상인들 반응이 굉장히 좋다. 내년에도 또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기존에 하고 있던 문화카페 내 라디오방송국, 공예품 코너, 북카페 등도 활성화시킬 예정이다.

산성시장의 목표는 세계문화유산과 연계한 '국제 관광형 시장'이다. 이상욱 상인회장은 "동쪽에는 공산성, 서쪽에는 무령왕릉과 송산리고분군, 남쪽으로는 제민천 맛집 골목 등이 위치해 있지만 산성시장과 연계시켜 홍보나 마케팅을 하는 프로그램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앞으로는 단순한 인프라 채우기에 그치기 보다는 당국과 함께 연계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싶다"고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