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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단식농성, 고비맞은 야3당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3 17:41

수정 2018.12.13 17:41

손·이, 홍영표 중단 요청에 거절
"아직 살아있다. 건강하게 버티겠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며 지난 6일부터 8일째 단식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3일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다만 72세의 고령인데다 기력 저하가 뚜렷해지는 등 건강에 위험신호가 감지돼 당 안팎의 걱정이 많아졌다.

손 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야 3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촉구' 피켓 시위에 참석했다. 평소처럼 발언을 이어갔지만 목소리에 힘이 부쳐 보였다. 살도 부쩍 많이 빠졌다.
전날 정장차림에 말끔하게 의원총회에 참석한 것과 달리 하루새 기력이 크게 소진된 듯 보였다.

손 대표는 현재 물과 죽염만 먹고 있다. 75kg이었던 몸무게도 6kg나 빠졌다. 의료진에 따르면, 손 대표는 전날부터 눈에 띄게 기력이 쇠약해졌다고 한다.

손 대표와 함께 단식 농성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아직 건강상에 이상은 없지만 활동동선을 최소화한 모습이다. 꼿꼿이 앉아 농성을 하던 이 대표도 이날부터 자주 눕곤했다. 당 관계자는 "대표가 20년여 전에 단식을 한 후 이번이 처음인데, 오늘부터 굉장히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물과 소금, 약간의 효소를 먹고 있다.

통상 정치인의 단식농성은 체력에 한계를 드러내는 8~9일차에 고비를 맞아왔다. 지난 5월 '드루킹 사건'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했던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단식 8일 만에 '생명이 위험하다'는 의료진의 권유로 단식을 중단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4년 8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시절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9일 간 곡기를 끊었다. 야 3당의 집단 농성도 물리적인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관측이다. 양 당 대표가 단식을 계속 진행할 경우 응급 상황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민주당이 선거제 개혁을 내년 2월까지 완료하겠다고 제안하면서 집단 농성으로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실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단식 농성중인 양 대표를 찾아 "(오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 임시국회나 선거법 문제를 기본적으로 합의하자고 하겠다"며 단식중단을 권유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원내교섭단체 3당과 민주평화당·정의당 5당이 (선거제 개혁에) 합의하는 게 첫째"라고 응수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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