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개미무덤 된 삼성전자… 액면분할 이후 시총 80조 증발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4 17:24

수정 2018.12.14 20:35

실적우려에 주가 4만원 붕괴
외국인·기관 팔고 개인은 사들여
증권사들, 목표주가 하향 조정.. 내년 상반기 돼야 실적 회복할듯

삼성전자(005930)
삼성전자(005930)

개미무덤 된 삼성전자… 액면분할 이후 시총 80조 증발


국내 부동의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주가가 3만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5월 액면분할한 이후 최저치로, 7개월 만에 시총이 80조원가량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주가 약세는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4·4분기 실적 우려 때문이다. 증권사들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낮게 내려 잡고 있다.

14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63%(1050원) 하락한 3만89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으로 삼성전자의 시총은 232조원으로 축소됐다.


■국민주 등극 이후, 낮아지는 주가

액면분할로 '국민주'에 등극한 삼성전자는 이제 개인투자자, 이른바 개미들의 무덤으로 전락중이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 등으로 주가 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주가 하락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5월4일 액면분할 재상장 이후 이날까지 개인의 매수 상위 1위는 삼성전자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상위 1위 역시 삼성전자다. 외국인과 기관 매도 물량을 개인이 떠 안은 셈이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3조5800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은 1조5200억원, 2조400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 분할 당월에 4만원대로 주저앉았고, 7개월 만에 다시 3만원대로 내려왔다. 액면 분할 이후 손실률이 23%에 이른다. 삼성전자 주가가 3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올해 4·4분기부터 실적이 감소하는 구간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5조978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조6592억원으로 3.4%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도 낮추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리포트를 내놓은 10개 증권사 중 9곳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가장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하이투자증권으로, 4만8000원이었다.

■4만원 붕괴, 실적 부진 언제까지

삼성전자 실적 개선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1% 감소한 13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4·4분기 초에 시작된 고객들의 재고 축소 강도가 예상을 웃돌면서 반도체 가격 낙폭 및 출하량이 기존 추정치보다 더 가파르게 악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전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스마트폰 출하량 역시 수요 부진에 따라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실적에 대한 전망치도 부정적이다. 송 연구원은 "내년 1·4분기와 내년 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의 13조6000억원과 54조9000억원에서 각각 11조7000억원, 49조4000억원으로 하향조정한다"고 말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주력사업부인 반도체와 IM(IT·모바일)부문 실적이 감소할 전망"이라며 "특히 반도체는 전방 수요 둔화에 의한 출하량 감소로 실적이 시장 예상을 하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년 상반기를 지나서면서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별 영업이익은 내년 1·4분기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2·4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주가는 반도체산업에 대한 우려가 충분히 반영된 주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주주환원책 확대로 투자심리를 해소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까지 3년간 연간 10조원 배당을 지급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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