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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김병석 북 클럽 '쿱(KOOB)' 대표 "2% 부족한 진지, 독서로 채워요."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9 15:48

수정 2018.12.19 15:48

김병석 북클럽 '쿱(KOOB)' 대표
김병석 북클럽 '쿱(KOOB)' 대표

"친구끼리도 진지하면 '진지충(蟲)', 감성적이면 '감성충(蟲)'이라고 서로 욕해요. 우리는 진지함이 불편해진 사회에 살고 있어요. 친구와 유희도 좋지만 진지함이 나쁜 게 돼버린 시대에 사회적인 담론, 토론이 가능한 독서도 좋지 않을까요."
서울 홍대 입구역 8번 출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대화상점'에서 만난 김병석 북클럽 쿱(KOOB) 대표는 스물 입곱 얼굴보다 말이 더 조숙했다. 하지만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할 때는 더 어려 보였다.

북클럽 '쿱'은 독서 모임이다. '헬로'를 뒤집은 한 통신사의 문구처럼 '책(BOOK)'을 뒤집으면 쿱이 된다.

김 대표는"독서 모임에 나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타인의 시선에 내 시선을 맞출 수 있다"며 "내 시선이 전복되고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자는 뜻"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아직 고졸이다.
방송통신대 경영학과 3학년을 휴학하고 책 사업을 시작해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학생 시절 여의도의 한 정책연구소에 몸을 담았다가 청년 한 명이 할 수 있는 일이 크지 않다는 걸 깨닫고 독서 모임을 만들었다.

2015년 5월 동아리로 시작한 독서모임은 2016년 9월 개인사업자 등록을 마치며 본격화 됐다. 처음에는 홍대 인근에 있는 스터디 룸을 빌려서 썼지만 모임이 커지면서 독서모임을 위한 사무실을 임대했다. 올 7월에는 고용노동부지정 예비사회적 기업에 등록했고 사업 규모도 커졌다.

현재 회원수는 350여명으로 현재까지 6000명 이상이 독서모임을 거쳤다. 문학과 비문학을 격주로 읽는 모임, 영화와 소설을 같이 보는 모임, 문학책만 읽는 모임, 비문학책만 읽는 모임 등 한 번에 7~8개의 반이 운영된다. 평일과 주말 등 시간을 나눠 모임이 운영된다.

김 대표는 "한 반은 한 명의 리더와 12명의 회원으로 구성된다"며 "성공적인 독서모임과 토론을 위해서는 매력적인 리더, 좋은 책, 참여자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달 평균 100권의 책을 읽는다는 김 대표는 현재 3개 반의 리더로도 활동하고 있다. 특히 그는 장기적으로 독서모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데이터화하고 이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지역과 장소에 상관없이 독서모임을 할 수 있는 저변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책에 대한 회원들의 평점, 모임의 리더로 토론을 이끌어 가는 방법, 책과 관련된 좋은 질문, 독서 모임 만드는 법 등 모든 정보를 모아서 데이터 창고를 만들 것"이라며 "향후 홍대를 넘어 강남, 종로, 건대 등으로 독서모임을 확대하고 나중에는 전국에 독서모임 100개 지부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다른 자신과 만나는 독서, 다른 사람과 만나는 토론을 통해 '사회적 갈등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계층 갈등, 성 갈등 등 현재 문제가 되는 많은 이슈들이 온라인 상에서만 극렬하고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별거 아니라는 걸 깨달을 때가 많다"며 "오프라인 독서 모임을 통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연대의 감정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FN이사람]김병석 북 클럽 '쿱(KOOB)' 대표 "2% 부족한 진지, 독서로 채워요."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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