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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심장정지시간 단축… 합병증 위험 낮추고 회복기간은 빨라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20 17:20

수정 2018.12.20 17:20

무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 7㎝ 절개 흉터부위 최소화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심장정지시간 단축… 합병증 위험 낮추고 회복기간은 빨라져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이승현 교수팀이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무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을 시행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이승현 교수팀이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무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을 시행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심장에 있는 대동맥 판막이 좁아져 혈액 이동 과정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입니다. 심장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심장의 수축, 이완이 제대로 되지 않다가 과부하가 발생해 통증을 유발합니다. 선천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노화로 인해 판막에 칼슘이 침착되는 석회화가 진행돼 판막이 좁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대동맥 판막이 붙어있던 자리(대동맥판륜)에 인공판막을 촘촘히 꿰매 고정시키는 수술법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자의 대동맥판막을 대체하는 인공판막을 꿰매지 않고 대동맥혈관 내부에 바로 고정시키는 수술법인 '무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이승현 교수는 20일 "대동맥판막을 교체하는 수술은 심장을 멈추고 체외순환기로 혈액 순환을 대신해야 한다"며 "하지만 심장 정지 시간이 길어질수록 환자의 신체적 회복 부담은 물론 합병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무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은 수술 중 환자의 심장 정지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수술 시간이 1시간에 달했지만 무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은 25분 이내에 수술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이 수술법은 단독 수술은 물론 여타 심장혈관질환을 동반한 동시 수술 시에도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대표적으로 승모 및 삼첨판막 질환, 관상동맥질환 등을 동시에 수술해야 할 경우 대동맥판막수술은 무봉합 치환술로 대체함으로써 전체 수술 시간, 즉 심장 정지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 이 교수팀이 100명의 환자에게 시행한 무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을 살펴보면 단독으로 시행한 경우가 48%, 여타 심장질환 수술과 병행한 경우가 52%로 유사한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흉터가 적다는 점도 무봉합 치환술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기존 수술법은 인공판막을 꿰매는 공간 확보를 위해 환자 가슴을 20㎝ 내외로 절개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무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에서는 약 7㎝정도만 절개해 흉터가 훨씬 적게 남습니다.
이 때문에 회복도 빠르고 미용상으로도 환자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특히 무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은 기존 수술 방법으로는 신체적 부담이 큰 80세 전후 노령 환자나 인공판막을 꿰매기 어려운 정도로 판막의 석회화가 진행된 경우, 아주 좁은 대동맥판륜을 가진 환자들에게도 유용한 치료법입니다.


현재 무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에 쓰이는 인공판막 비용의 50%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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