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F-X사업 한숨 돌렸지만… '미납금 현물대체' 여지 남아

경제상황 불안정한 인도네시아
2000억원대 미납금 분납하거나 현물 대체땐 민간 방산업체 부담
방사청 "현물전환 아직 검토단계"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공동개발에 투자한 인도네시아가 미납했던 2017년 분담금 1300억원 정도의 연내 납부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때 좌초위기에 몰렸던 관련사업 추진에 숨통이 트였다.

다만 문제는 KF-X 사업의 미래가 아직 밝지 않다는 데 있다. 아직 2000억원 규모의 미납금이 현금이 아닌 원유 등 현물로 전환될 가능성이 여전하고, 경제위기를 겪는 인니 측이 정책 일관성을 유지할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측면지원해야 할 우리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 또한 KF-X 사업의 지속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니 정부와 협상 과정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미납금을 현물로 대체하자는 데 대한 방위사업청의 조기 검토 착수가 국내 방산업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지 12월 6일자 6면, 12월 21일자 1면 참조>

■급한 불은 껐지만…여전히 불안

23일 국회 국방위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기획재정위, 방사청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인니 측은 당초 2017년 일부 미납분 1300억원도 내년과 내후년에 쪼개서 내려고 했다.

국방위 관계자는 "원래 인니 측에서 2017년에 못 냈던 분담금을 한번에 주는 게 아니라 쪼개서 올해와 내년, 내후년에 주려 했다"며 "인니 쪽에서 언제 자금에 여유가 생길지 모르니 다소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미납됐던 분담금 1300억여원은 현재 원화로 환전 절차를 거치고 있어 수일 내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입금될 예정이다.

그나마 인니 정부에서 인니 측 참여업체 디르간타라 인도네시아(PTDI)에 분담금을 전달, 일시불 지급으로 방향을 틀어 상황이 호전됐으나 2018년 미납액 1987억원은 현물로 전환될 가능성이 여전하다.

방사청을 비롯한 우리 정부가 인니 측의 현물전환 요청에 쉽게 긍정 검토를 응답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인니 측과 국가 지분이 들어간 KAI가 직접 계약당사자이나, 사업을 관리하는 방사청이 인니 측의 요청을 면밀한 검토 없이 섣불리 받아들일 경우 결국 실질적인 부담은 민간업체로 넘어갈 수 있어서다.

일단 인니 측의 요청에 방사청은 한국석유공사에 원유를 직접 거래할 무역업체 정보를 요청했고, 석유공사는 수천억원 규모의 원유를 거래해 현금화할 업체로 포스코대우를 소개했다.

■방사청 "현물전환은 검토 단계"

하지만 포스코대우 입장에서도 일시적 거래에 나서기 부담되는 터라 쉽게 이 같은 거래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거래 당사자인 KAI로선 인니 측의 현물을 받아도 현금화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산자위 관계자는 "인니에서 커피나 원유를 받아도 업체가 이들을 현금화해야 하는데 그게 쉽겠나"라며 "현물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지만 인니 측에서 내년에 돈이 없다고 분담금 지급을 또 미룰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방사청은 아직 인니 측과 분담금 현물전환을 위한 실무협상에 돌입하지 않았으나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는 단계라는 입장이다.
다만 우리나라가 인니와 다방면으로 경제협력할 부분이 많아 다각도로 방향을 알아볼 필요는 있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방사청과 KAI 간 소통부재도 사업 추진의 또 다른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KAI가 방사청의 관리를 받지만 인적 구성 등 업무 진행 측면에서 제대로 소통이 이뤄지기 힘든 구조가 여전해 사업에 엇박자 가능성도 대두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