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디지털 문명시대, 부작용보다 ‘혁신’에 주목해야


지금 우리 사회는 디지털 문명시대로 전환하면서 엄청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디지털 소비 문명은 2007년 아이폰이 탄생한 지 불과 10년 만에 어마어마한 속도로 확산하면서 시장 생태계를 혁명적 속도로 바꾸고 있다.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로 엄청난 인구가 열광적으로 이동하면서 기존 산업계는 공동화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혁명이 무서운 것은 교체 속도 때문이다. 지금의 초고속 이동은 엄청난 고통을 수반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사회 전체에서 생존권을 위협받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중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래 우리나라는 꾸준하게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비판해 온 반면 그에 따른 작용, 즉 왜 인류가 자발적 선택에 의해 스마트폰 문명으로 폭발적인 속도로 이동하는지는 외면해왔다. 특히 디지털 문명에 익숙하지 않은 50세 이상 기성세대에게는 스마트폰의 등장은 인간의 가치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인식되어 왔다. 사실 부작용은 심각하다. 하루 종일 중독처럼 스마트폰만 부여잡고 게임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처럼 쓸데없는 일에 매달려 있는 젊은 세대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대화도 메신저로 주고받고 업무도 단톡방으로 지시하다 보니 사람을 만나는 일은 더욱 어색해지고 혼술, 혼밥 같은 문제 많은 트렌드만 더욱 증가한다. 그러는사이 부작용을 줄이려는 기성세대의 생각은 법과 규제에 반영되어 디지털 문명에 대한 철벽의 방어막을 두르게 되었다. 스마트폰 문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사회의 주인으로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부작용만 막으면 될 거라는 우리 기대와 달리 시장은 엄청난 생태계 파괴에 따른 고통으로 신음 중이다.

우리가 간과한 것은 엄청난 부작용만큼이나 강력한 혁신성이다. 인간의 지식은 이제 암기에 의존하지 않는다. 네이버, 유튜브, 구글, 위키피디아 등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은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의 동등한 지식 보유자다. 인류 역사상 이렇게 많은 인구가 엄청난 속도로 지적 능력이 확장된 사례는 없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카카오톡 등은 이런 인류를 촘촘히 엮어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엄청난 속도로 확산한다. 이런 문명에 익숙해지자 은행 업무도, 택시도, 여행도, 쇼핑도 거의 모든 소비행동이 급격히 변화하고 그 편리성은 다시 관계망을 타고 빠르게 번져간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송금을 해본 사람이 다시 송금하기 위해 은행지점을 찾는 경우는 얼마나 되겠는가. 한번의 압도적 경험은 과거의 소비방식을 아예 잊게 만든다. '송금'이라는 생각이 뇌에 스치면 어느새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열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문제는 우리 기성세대의 굳어 있는 인식이다. 모바일뱅킹서비스 이용현황을 보면 사용률이 높은 20~40대에 비해 50대 이상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배우는 것이 어려운 탓도 있겠지만 이 정도면 배우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한때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활용국가로 만든 주력세대가 컴퓨터보다 더 쉬워진 스마트폰 앱을 어려워서 못할 리가 있겠는가. 문제는 부작용에 대한 거부감이다.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한다.
부작용이 떠오를 때마다 그 엄청난 혁신성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어렵더라도 배우고 즐기며 새로운 문명세계로 뛰어들어야 한다. 배워야 생존의 해법도 찾을 수 있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