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정부 창업정책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


미래는 '창업가 시대'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대기업 중심의 양적 성장구조로부터 창의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개인들이 끌어가는 분권화된 경제구조로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김영삼·김대중 정부 이래로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창업정책에 역점을 두어 왔으며 지금도 여러 부처들이 나서서 매년 조 단위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미래 경제구조를 바꿀 만한 창업의 역동성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기존 창업정책을 근본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첫째, 창업지원 대상이 대부분 국내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협소한 국내시장 기회만으로는 하나의 창업이 또 다른 창업을 부르는 선순환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유사한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천신만고 끝에 성공하더라도 국내에서는 나스닥 시장에 비해 10분의 1 정도의 자본이익을 거둘 뿐이다.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창업에 집중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이나 중국 선전·중관촌 사례를 부러워만 할 것이다.

둘째, 실적으로 잡히는 창업행위에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현재 정부 지원 대부분은 사업자등록이나 벤처인증이 된 스타트업에 집중되어 있다. 지원예산도 활동내역에 따라 꼼꼼히 집행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창업행위는 창업가라는 개인이 없으면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창업을 했거나 미래 창업의지가 있는 개인 자체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격려가 없으면 창업행위는 잘 이뤄지기 어렵다. 기업가를 잘 인정하지 않고, 그들의 도전에 대한 사회적 보호장치도 없는 곳에서 창업 붐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많은 인재들이 창업의 꿈을 꾸고 그것을 이뤄가는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창업지원의 거의 모두를 정부 영역에서 담당하고 있다. 정부 지원은 본질적으로 관료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획기적 성과보다는 무리 없는 예산 집행에 집중되기 마련이다. 그 결과 15년 넘게 예산을 퍼부어도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똑같은 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해도 정부가 관장하면 자금이 5배 이상 더 들어간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열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진정한 학습과 교류가 일어나기보다는 기계적 예산집행 과정이 중심이 돼버린다. 따라서 창업 붐을 일으키기 위해 정부 예산을 늘려가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보다는 민간의 힘과 협조를 최대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대량의 정부예산 투여만으로 창업정책에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이에 반해 민간의 자발적 창업 프로그램들이 지역과 국가를 바꿔놓는 사례가 훨씬 더 많다.

넷째, 사회 전반적으로 '월급쟁이 행복' 신화에 사로잡혀 있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취업해야 여생을 안정적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과거 신화에 기반해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가정도, 교육기관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행복 신화'를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는 용기가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고자 하는 '창업가 행복' 신화를 하루빨리 사회 전반에 전파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창업정책이 성공하려면 '민간의 힘' '창업가 행복' '글로벌' 등을 키워드로 해야 할 것이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 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