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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로] 경제심리 악화 돌파구 있나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27 17:10

수정 2018.12.27 17:10

[윤중로] 경제심리 악화 돌파구 있나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는 연말연시는 희망이라는 단어와 연결된다. 현재는 어렵더라도 미래는 밝을 것이라며 심리적으로 위안을 받는 시기다. 2018년 연말은 예년 이맘때와 달리 유난히 혼란스럽다. 남북 정상의 평양 회담, 북·미 정상 간 싱가포르 회담 등으로 정치적 변화조짐을 보였지만 북핵 문제 등이 여전히 답보상태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려와 불안은 많은 부분 경제심리 위축에 기인한다. 지표상으로 경기흐름은 두드러지게 나빠지고 있다.
경제성장률 둔화가 이같은 흐름을 대변한다. 올 12월 정부 추정 올해 경제성장률은 2.6~2.7%다. 연초 세웠던 3%대보다 낮다. 내년 전망치도 올해와 같다. 잠재성장률(2.8% 안팎)에도 못미친다.

고용시장은 실제 냉랭하다. 올해 신규일자리 증가폭은 10만명 수준이다. 내년은 15만명 정도로 잡고 있다. 2017년 32만명 증가와 비교했을 때, 한참 적다. 설비투자는 올해는 아예 전년 대비 마이너스(-) 1% 정도일 것으로 정부는 전망한다. 2017년 14.6% 증가였다. 내년은 올해보다 1.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이 투자를 대폭 축소하면서 일자리는 당연히 감소하고 경제활력은 저하되고 있다. 경제심리가 바닥을 기면서 소비, 기업설비투자가 연쇄적으로 줄어드는 악순환이다.

최근 만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언급 중 유난히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홍 부총리는 "(경제부총리의 임무 중)경제심리 회복을 중요한 사명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경제는 심리다'는 말을 되새기지 않더라도 경제심리 악화 조짐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협력업체들과의 모임에서 내년 시설투자 축소를 시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KDB산업은행은 내년 기업들이 경기불황을 우려해 외부자금조달을 올해보다 7조원가량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인 투자부진, 시장 활력 저하가 확연해지고 있다.

대외환경도 불안하다. 최근의 예가 '산타 랠리'가 아닌 '블랙 크리스마스'를 부른 미국 도널드 트럼프발 리스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대한 돌발발언에 시장이 반응한 것이긴 하지만 근본적으론 미국, 중국 등 주요국과 세계 경제의 둔화 우려다. 불안감이 주가로 표출된 것이다.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경제심리 악화를 최대한 막아야 한다. 정부는 시장에 믿음을 줘야 하고 정책에 대한 신뢰도 확보해야 한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시장과 형식적이 아닌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경제활력 제고도 시급하다. 자동차,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주력업종 경쟁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신성장동력 발굴이 지연되는 점에 대해 경제전문가들 대부분은 같은 의견이다.
규제개혁 등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규제 등은 과감히 밀어붙이고 있지만 산업구조개혁 관련 정책들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비판을 직시해야 한다.
새해에는 홍 부총리의 경제심리 회복 미션 달성을 기대해 본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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