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J턴의 조건] 매년 나아질 거라는 희망, 소상공인도 갖게 해주세요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01 16:28

수정 2019.01.01 16:28

자영업의 핵심, 소상공인 부활
임대료·카드수수료 인하..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등 전에 없던 시도는 긍정적
업종별 애로사항부터 듣고 이중삼중 규제 풀어줘야 자영업자들 경쟁력 갖춰
[J턴의 조건] 매년 나아질 거라는 희망, 소상공인도 갖게 해주세요

"매년 근로자의 권리는 나아지지만 근로자를 고용하는 소상공인은 가장 힘든 날을 보냈다." 서울에서 의류업체 원오브어카인드를 운영하고 있는 유은지 대표가 회상한 2018년이다.

소상공인 업계는 2년 사이 29% 가까이 치솟은 최저임금에 직격탄을 맞았고, 불경기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이들은 그래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애써 다잡는다.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가 자영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한 만큼 2019년은 소상공인의 권리도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한다.

소상공인들은 지난해 J노믹스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새해를 맞아 올해 J노믹스에 바라는 점도 들어봤다.


[J턴의 조건] 매년 나아질 거라는 희망, 소상공인도 갖게 해주세요

■"새 시도, 의미" vs "와닿지 않아"

J노믹스에 대한 현장 평가는 크게 엇갈렸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을 새로운 업종, 산업으로 바라본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었다는 호평부터 피부에 와닿는 건 없었다는 혹평까지 다양했다. 수도권에서 스크린야구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최저임금이 올라서 많이 힘들었지만 일자리 안정자금이라도 있어서 숨통이 트였다"며 "특히 일자리 안정자금이 시행되기 전에 퇴직한 직원들에 대해서도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지원을 해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정부가 자영업을 하나의 산업, 하나의 업종으로 바라봤다는 게 큰 시사점"이라며 "새로운 산업으로 보고, 육성하려고 한 것은 역대 정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아쉬움을 나타내는 자영업자도 꽤 있다. 서울에서 곱창집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씨는 "시도는 많이 한 것 같은데 전혀 피부에 와닿는 게 없다"며 "매출액 5억원이 안 돼 카드 수수료 인하 혜택을 못 받았다. 월세를 깎아준 게 아니라 당장 임대료 부담이 준 건 아니다. 정식 고용을 하지 못해 일자리 안정자금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한 자영업자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소상공인들에겐 부담금과 지원금의 시차가 조금이라도 생기면 생존에 치명타가 된다"고 설명했다.

[J턴의 조건] 매년 나아질 거라는 희망, 소상공인도 갖게 해주세요

■"현장 목소리 듣고 'J턴' 해주길"

소상공인들은 '현장의 목소리'가 정부 정책에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업계의 전반적 경쟁력 강화와 함께 현장에서 부각된 업종별 애로사항 해결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윤봉희 군산신영시장협동조합이사장은 "천편일률적인 야시장들이 많은데 지역별 차별화를 위해 주류 판매를 허용하는 등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 무조건적 지원보다 상인들 스스로 경쟁력을 찾을 수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인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5인 미만 사업장의 최저임금 차등적용과 일자리 안정자금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5년째 피부미용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미용에 사용되는 소독기기조차 의료기기로 분류돼 있다"며 "미용기기가 발전하면서 산업현장에선 미용기기가 필수품으로 다가왔지만 법률적 규제가 뷰티산업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정부는 소상공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정서적인 메시지와, 개별 자영업자가 경기 악화를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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