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국민 공감의 해를 맞이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 구성원과의 2018년 말 송년회에서 지난 1년간 정부의 성과를 소개하면서 2019년에는 정부의 성과를 국민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년간 정부는 복지, 경제 및 통상정책을 중심으로 여러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들을 거뒀다. 어렵사리 보육비 인상과 통신비 인하를 이끌어냈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통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낮췄다. 기초연금과 아동수당을 인상해서 노년층 빈곤 문제와 보육 문제도 해결하고자 했다. 지난 9월에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통과되면서 핀테크 활성화 계기를 마련했고, 카풀로 대표되는 차량공유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탄력근로제를 확대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또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을 미국이 추진한 여타의 통상협상에 비해 나쁘지 않게 마무리한 점도 높게 평가될 수 있는 성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일자리정부를 선언했음에도 그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정작 전체 국민소득이 증가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이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민에게 참고 기다려 달라고 부탁한 것들은 문재인 대통령조차 성과가 부족함을 인정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뼈아픈 위선이 되고 말았다.

정부가 애초에 소득주도성장의 한 부분으로 내세웠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당 52시간제도가 전 국민의 소득을 오히려 낮출 수 있다는 것은 2018년에 이미 증명됐다. 급격히 상승한 최저임금이나 주당 52시간에 부합하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람들의 소득수준이 감소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즉 애초부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당 52시간은 소득주도성장의 전제조건인 실질소득 증가를 견인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정부가 세금을 써서 억지로 일자리를 만들거나 소득을 보전해주는 것은 미래세대의 돈을 차입해 오는 것이기 때문에 자녀 이름으로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쓰는 것과 다르지 않다.

2019년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혁신성장을 통해 국민의 실질소득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거의 유일하고 바람직한 방법은 더 높은 부가가치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사회 구성원 삶의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산업들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정부가 혁신성장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국민의 일상적 삶을 파괴하는 사행적 산업이 아닌 서비스산업이나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들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혁신성장의 대상이 반드시 특정 산업일 필요는 없다. 어떤 산업이라도 그 안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도 혁신성장이다.

혁신성장은 산업 성장에 방해가 될 만한 국내외 제도를 개선하지 않고는 이룰 수 없다. 물론 정부는 그런 제도개선이 산업 간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깊이 고민해야 한다.
즉 제도개선과 함께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도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년 반의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2019년 1년은 충분한 시간이 아닌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19년 송년회에서 대통령이 국민이 공감할 성과를 2020년에는 만들자고 다시 주장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