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英하원, 노딜 브렉시트 제동…여당도 반란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09 14:25

수정 2019.01.09 14:25

영국 하원이 8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또 한 차례 일격을 날렸다. 정부가 제출한 법안에 맞선 수정안으로 영국이 유럽연합(EU)과 협정 없이 EU에서 탈퇴(브렉시트)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여당인 보수당 의원들도 약 20명이 수정안에 찬성해 노딜 브렉시트는 반대한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앞으로 정부에서 자질구레한 법안들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고, 하원은 그때마다 수정안으로 노딜 브렉시트에 제동을 걸 전망이어서 그러잖아도 좁아진 메이 총리의 강경론 입지가 계속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이날 영 하원이 정부 제출 세법안에 노딜 브렉시트의 경우 세법개정을 불가능하도록 하는 수정안을 덧붙여 이를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노딜 브렉시트에 반대한다는 분명하고도 강력한 의사를 전달한 셈이다.


이날 수정안 통과로 메이 정부는 EU와 의견차이로 오는 3월 29일 아무런 협정없이 브렉시트를 단행하려 할 경우 EU 탈퇴에 따른 재정수요 증가를 세수확대로 충당할 수 없게 됐다.

메이 정부는 여당 의원들에게 수정안에 반대하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여당내에서도 20명 가까운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수정안은 노동당의 이베트 쿠퍼 의원과 보수당의 니키 모건 의원이 공동발의했다. 이날 하원에서 수정안은 여당 반란표 약 20표를 합해 찬성 303대 반대 296으로 통과됐다.

쿠퍼 의원은 수정안이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세이프가드)라면서 수정안 통과로 노딜 브렉시트의 경우 정부는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를 먼저 승인하기 전까지는 이에 대비한 어떤 재정절차도 착수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노딜 브렉시트는 배제할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경우 의회는 그렇게 강제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을 가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메이 정부는 이 법안만으로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원천 봉쇄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거슬리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으로 보인다. 메이 내각의 한 장관은 이번 수정안은 정부를 마비시키기보다는 '불편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정안은 정부의 세금 징수를 막지 못한다"면서 "이는 사소한 기술적 변화를 의미할 뿐"이라고 말했다.

수정안 하나가 노딜 브렉시트를 원천봉쇄하지는 못하겠지만 의회가 이를 반대하고 있다는 의사를 분명히 나타냈다는 점은 그러나 메이 정부의 손발을 옥죄는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내 브렉시트파도 수정안 통과가 메이 내각의 실책이라고 보고 있다. 보수당 브렉시트파 의원들은 정부가 쿠퍼 의원의 '사소한' 수정안을 그냥 받아들였어야 했다면서 메이 총리가 노딜브렉시트 반대파에 대한 승리를 이끌어내기 위해 고의적으로 이날 사단을 일으켰다고 보고 있다. 브레시트파를 이끄는 스티브 베이커 의원은 이번 표결이 "의도적으로 (브렉시트 반대파의) 취약함을 선전하는" 자리로 꾸며졌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원 의원들은 앞으로 정부가 제출하는 법안들에 이번 수정안처럼 노딜 브렉시트에 제동을 거는 추가조항을 넣은 수정안으로 맞설 계획이다. 장관 출신으로 수정안을 지지한 올리버 레트윈 보수당 의원은 "하원 다수의 오늘 결의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면서 "3월말 노딜 브렉시트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동당 간부는 앞으로 수주일간 정부 법안이 쏟아질 것이라면서 의회는 이에 맞서 노딜브렉시트를 봉쇄하는 수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