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민은행 노사 협상 청신호 켜지나…희망퇴직 합의(종합)

뉴스1

입력 2019.01.11 13:37

수정 2019.01.11 14:30

KB국민은행 노조가 19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8일 서울 시내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에 파업에 따른 사과문과 정상영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KB국민은행 노조가 19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8일 서울 시내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에 파업에 따른 사과문과 정상영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노사, 2100여명 희망퇴직 확대 합의
2차 총파업 앞두고 노사 협상 급물살 전망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지난 8일 19년 만의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극으로 치닫던 KB국민은행 노사가 희망퇴직 대상자 확대에 합의하면서 논의 중인 임금·단체협약도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는 임금피크 직원 규모를 2100여명으로 확대하는 희망퇴직 신청을 이날부터 14일까지 받기로 했다. 임금피크에 들어간 직원과 부점장급은 1966년생(53세) 이전 출생, 팀장·팀원 급은 1965년생(54세) 이전 출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총파업 이후 첫 합의로 추후 임단협 협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노사 양측 모두 이번 희망퇴직 합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노사는 매년 임금피크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정례화하기로 했지만, 올해는 잇따른 노사갈등으로 논의하지 못했었다.

특히 올해 희망퇴직자가 지난해(1800여명)보다 300여명 늘어난 2100여명 수준이고, 특별퇴직금 규모도 지난해(36개월치)보다 3개월 늘어난 최대 39개월치인 것에 합의함에 따라 서로 조율한 성과라고 보고 있다.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희망퇴직 대상은 대략 1000명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1100여명 늘어난 수준에 합의한 것이다.

노조 측은 "1월 말로 예정된 2차 총파업까지 가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사측 역시 "노조 측에서 양보해줬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많은 조율 끝에 희망퇴직에 합의한 만큼 남은 쟁점들도 서로 양보해서 해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희망퇴직 확대에 합의함에 따라 임단협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노사는 8일 총파업 이후 매일 실무교섭과 대표자 교섭을 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에 노조는 사측의 '파업참가' 근태등록과 관련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과 일선 지점장들의 파업참가 방해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고소·고발도 유보하기로 하는 등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현재 남은 쟁점은 Δ신입 행원들에 적용되는 페이밴드(기본급 등급 상한제) 폐지 Δ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1년 연장 Δ하위 직군(LO) 직급 전환 전 근무경력 인정 Δ점포장 후선보임제도 개선 Δ기간제 계약직 정규직화 등 크게 다섯 가지다. 희망퇴직 확대 실시에 합의한 만큼 임금피크제 시기에 대한 논의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노조 측은 2차 총파업(1월30~2월1일) 가능성도 열어뒀다. 노조 관계자는 "은행이 집중 교섭과 사후조정에 응하지 않거나 집중 교섭과 사후조정 절차 병행에도 불구하고 잠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1월 말로 예정도 2차 총파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노조도 2차 총파업에 대한 부담은 상당히 클 수 밖에 없다.
지난 8일 1차 총파업에서 고액 연봉의 은행원이 '돈 때문에 파업한다'는 싸늘한 여론이 들끓었다. 또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 거래가 90%에 육박하는 상황이라 총파업에도 전국 1058개 지점 중 일부를 제외하고 정상적으로 운영되면서 노조의 파업 추진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측도 총파업에 따른 고객 신뢰 및 브랜드 인지도 타격을 우려하고 있어 접점을 찾으려는 노사 양측의 협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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