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 희망 놓지 않은 美 트럼프 "절대로 굴복 안 해"

미국 대학풋볼 챔피언십 우승팀을 워싱턴DC 백악관에 초청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사비로 마련한 햄버거 등을 쌓아놓고 선수들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 그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으로 백악관 요리사가 휴가중이라며 패스트푸드도 "위대한 미국 음식"이라고 강조했다.USA투데이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우고 있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에도 불구하고 절대 올해 예산안에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비용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비상사태 선포는 하지 않겠다며 민주당(야당)에게 협상으로 양보를 받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점차 여론이 나빠지면서 입지가 좁아지는 분위기다.

■트럼프 "절대로 굴복하지 않겠다"
예산안 결렬로 셧다운 24일째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미 최대 농민 단체인 미국농민연맹(AFBF)의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민주당과 타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국경장벽 건설은 우리나라를 방어하는 것"이라며 "미국 국민을 안전하게 하는 것에 관한 한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020년 대선에서 재선을 염두에 두고 "민주당은 (나를) 이기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강경한 태도가) 2020년 대선에서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민주당이 국경 안보에 자금을 지원하기만 하면 우리는 연방정부의 문을 열 것"이라며 "그것은 간단한 일"이라고 압박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셧다운 사태가 길어지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에 건설 명령을 내려 군 예산으로라도 장벽을 짓겠다고 공언했었다. 이에 대통령의 최측근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주)은 일단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장벽 예산 없이 예산안을 통과시켜 셧다운을 끝내고 3주간 협상한 뒤 그래도 안 되면 비상사태를 선언하자는 중재안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그레이엄 의원의 제안에 대해 "관심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신 이날 뉴올리언스로 출발하기 전에 기자들과 만나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건 우리가 할 필요가 없는 아주 단순한 거다"고 강조했다.

■줄다리기 언제까지?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까지 협상을 통해 민주당에게서 양보를 얻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사실 비상사태 선포가 현 상황을 해결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보고 있지만 공화당 인사들은 비상사태로 국방부 예산을 끌어 쓰면 반대측과 법정 공방을 벌여야 한다고 내다봤다. 향후 대통령 권한 사용 문제에서 나쁜 전례를 남길 수도 있다. 동시에 2020년 대선에서 재선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지지자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대선 공약인 국경 장벽 건설을 반드시 밀어붙여야 한다. 여야 지도부들은 14일에도 모여 합의에 나섰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은 일단 15일과 17일에 연방정부를 2주~1달간 일시적으로 움직일 단기 예산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까지 배수진을 유지할지는 알 수 없다. 워싱턴 포스트와 ABC방송이 지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4%는 국경 장벽에 반대한다고 답했고 42%는 찬성한다고 밝혔다. 찬반 여부는 정치 성향에 따라 극명히 갈려 공화당 지지자의 87%는 국경 장벽을 찬성했고 민주당 지지자의 84%는 이에 반대했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과 여론조사기관 해리스엑스가 14일 발표한 설문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69%가 국경장벽에 반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전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14일 미 대학풋볼 국가 챔피언십 우승팀을 백악관에 초청해 승리를 축하하면서 사비를 털어 햄버거와 피자 등 패스트푸드를 주문해 대접했다. 그는 셧다운으로 백악관 요리사들이 쉬고 있다며 이러한 패스트푸드가 "위대한 미국 음식"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