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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노딜 브렉시트’땐 車수출 막히고 위스키값 급등… 정부 "한·영 FTA 속도"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6 17:27

수정 2019.01.16 17:27

유럽내 2위 교역·투자 파트너
車 관세 최대 10%까지 올라.. 수입 위스키도 20%로 껑충.. 손흥민 EPL중계도 못볼 수도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을 부결한 16일 외교부 청사에서 윤강현 경제외교조정관(오른쪽 두번째)이 정부 괸계부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을 부결한 16일 외교부 청사에서 윤강현 경제외교조정관(오른쪽 두번째)이 정부 괸계부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이 유럽연합(EU)과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의 대(對)영국 교역에 차질이 우려된다. 영국은 유럽국가 중 교역·투자 모두 우리의 제2위 협력 파트너다. 양국 간 교역(2017년 기준 144억달러)은 2011년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꾸준히 늘고 있다.

16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관계부처 대응회의를 갖고 "영국과 양자 간 FTA를 조속히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통상정책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한·영 FTA 체결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우선 오는 30~31일 양일간 영국 런던에서 국장급 무역작업반을 열어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한·영 FTA 체결방안을 협의한다.

우리측 협상 대표로 참석하는 김정일 FTA정책관은 "지난해 타당성 조사 및 공청회 개최를 완료한 데 이어 국회 보고 등 한·영 FTA 체결을 위한 국내절차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한·영 FTA가 체결·발효되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한·EU FTA에 따른 관세혜택은 사라진다. 세계무역기구(WTO) 최혜국대우(MNF) 관세율을 적용받아 관세가 대체로 올라간다. 영국산 부품·원자재를 사용한 제품을 EU로 수출할 때도 특혜관세가 사라진다.

우리나라는 영국 쪽에 승용차·자동차부품, 선박, 항공기부품, 영국은 우리 쪽에 원유·승용차·화장품 등의 수출이 많다. 우리나라의 영국쪽 수출관세는 평균 4% 인상된다. 주요 수출품목 중 승용차 및 자동차부품 관세는 모두 무관세에서 각각 최대 10%, 4.5%로 인상된다.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항공기 부품은 관세가 1.7%로 올라간다.

수입상품 관세도 5.46% 오른다. 지난해 1억5000만달러어치를 수입한 스카치위스키는 무관세에서 20%로 뛰어오른다. 또 우리나라의 영국쪽 전체 수입의 3분의 1에 달하는 원유에 붙는 관세는 3%, 승용차는 8%로 인상된다.

상품교역은 물론 서비스·투자 부문에서도 FTA 혜택이 사라진다. 한·EU FTA에 따라 국내에 진출한 영국계 로펌 등 법률서비스에서 인증·승인·면허 등이 무효화될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축구 경기도 한·EU FTA에서 제외돼 영국 사업자의 직접 송출이 어려워지고 비용도 올라간다.

다만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더라도 영국과 무역비중이 낮아 실물경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지난해 1~11월 기준(누적) 한·영 간 교역은 수출 54억4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0.98%다. 수입은 61억8000만달러로 1.26%다.


한·영 FTA 체결을 서두른다 해도 브렉시트로 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영국 수출기업 및 현지 진출기업들의 불확실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산업부는 서울 영동대로 무역협회에서 수출업계와 긴급간담회를 갖고 수출 피해기업에 무역금융, 해외마케팅 지원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수출신용보증 등 유동성 지원 △대금 미회수 시 무역보험금 신속지급 △영국 항공·ICT·기계 공급망 진출 지원 △영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입점 지원 등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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