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올해의 트렌드 '워커밸'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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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한참 몰리는 어느 휴일 낮, 조용한 커피숍에서 갑자기 소란이 일었다. 40대 남성이 카운터에 있던 직원에게 대뜸 "싸가지 없다"고 언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상황을 보아하니 인사를 밝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인 듯했다. 이 손님은 "서비스업 하는 사람이 왜 인사가 그 모양이냐. 집에서 예의도 못 배웠느냐"며 한참을 큰소리를 냈고, 직원은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한 대형 커피전문점 홍보팀장에게 이 일화를 전하자 "비일비재한 일"이라는 말이 한숨과 함께 돌아왔다.

울산과 서울 연신내 맥도날드에서 잇따라 터진 고객이 점원에게 햄버거를 던진 사건이나, 백화점에서는 고객에게 머리채 등을 잡혀 폭행을 당하거나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했던 직원들까지 '고객 갑질'은 우리 사회에서 다양하고도 많다. 편의점이나 커피숍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본 이라면 반말이나 카드를 던지고, 어떤 때는 욕설까지 하는 손님을 드물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반말로 주문하심 반말로 주문받음'. 한 가게에 비치된 안내문구가 한동안 SNS에서 화제였던 것도 우리 사회에 크고 작은 갑질이 얼마나 만연해 있는가를 보여준다.

최근 스타벅스가 고객이 주문할 때 카운터에 비치된 하이파이브 그림에 손바닥을 터치하면 음료를 업그레이드해주는 '하이파이브데이'를 열었다. 고객과 직원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매장 한쪽에는 '스타벅스 파트너(직원)는 고객의 비상식적인 요구에 무조건적인 사과를 강요받지 않습니다' '스타벅스 파트너는 고객 앞에서 자신의 의사에 반해 무릎을 꿇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매너 소비자'와 손님·직원 간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커밸'을 올해 트렌드 키워드로 꼽았다. 그만큼 고객 갑질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졌다는 의미다.
한편으로는 씁쓸한 일이다. 현대 사회경제 시스템 안에서 우리는 모두 소비자이자 생산자이고 근로자다. 고객이라는 말이 누군가보다 인격적 우위에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올해는 내 자신부터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기본 '매너'를 지키고 있는지 따져보는 것으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yjjoe@fnnews.com 조윤주 생활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