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보복'…국정연설 연기요구한 펠로시 해외순방 제동(종합)

트럼프-펠로시 서한설전…펠로시의 군용기 사용, 출장 직전 불허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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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지 그레이엄 의원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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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보복'…국정연설 연기요구한 펠로시 해외순방 제동(종합)

트럼프-펠로시 서한설전…펠로시의 군용기 사용, 출장 직전 불허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연방정부의 최장기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권력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펠로시 하원의장의 '해외 순방'에 제동을 걸었다. 군용기 사용 승인 요청을 출발 몇 시간 전에 사실상 '불허'하면서다.

펠로시 하원의장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신을 보내 오는 29일 의회에서 예정된 대통령 신년 국정 연설을 연기하거나 서면으로 대신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일종의 '보복'을 한 것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둘러싼 강 대 강 대치로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해결의 기미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그 대척점에 선 민주당 일인자 펠로시 의장 간에 장외 '서신공방'이 날카롭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협상을 위해 워싱턴DC에 남아 있으라며 셧다운 사태를 이유로 들어 펠로시 하원의장이 추진 중이던 7일간의 벨기에,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출장에 대한 연기 방침을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80만명의 위대한 미국 노동자들이 급여도 받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대외 일정을 연기하는 게 지극히 합당하다는 데 동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신이 워싱턴DC에 남아 셧다운을 끝내가기 위해 나와 협상을 하며 강한 국경 안전 운동에 합류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민간 항공기를 타고 순방 일정을 소화하는 건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하원의장의 이번 순방은 보안상의 문제로 외부에는 발표되기 전이었다.

관련 규정상 하원의장은 해외 출장 시 군용기 사용 요청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군용기 편으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가 있는 벨기에와 아프가니스탄의 미군 파병부대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서신에서 이를 '외유(excursion)'라 칭하기도 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변인인 드루 해밀은 "브뤼셀 방문은 미국과 나토의 견고한 약속을 확인하기 위해서이고, 아프가니스탄 방문은 전선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중요한 국가안보와 정보보고를 받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순방단이 버스로 이미 국회의사당을 떠나 군용기가 대기 중인 미 공군 앤드루스 기지로 가는 도중에 서신을 내놓았다.

이를 두고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하원의장의 국정연설 연기 제안에 곧바로 맞대응하지 않더니, 이날 해외 순방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순방의 일원인 민주당 소속인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5학년처럼 행동하는 일이 지난 2년간 너무 자주 있었다"며 "이런 캐릭터를 가진 사람이 나라를 운영한다는 것은 모든 단계에서 정말 많은 문제가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유치한 대응은 공감받을 수 없다"며 "펠로시의 국정연설 연기 위협은 무책임하고 매우 정치적인 행동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군용기 사용 거절 또한 부적절하다"고 트위터를 통해 지적했다.

20년간 해군에 복무한 일레인 루리아 민주당 의원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의원의 아프가니스탄 방문을 '홍보 이벤트'라고 한 것은 위험한 임무를 하는 용감한 군인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발사되는 어떤 미사일도 파괴가 목표"…'새 미사일 방어전략' 발표 / 연합뉴스 (Yonhapnews)[https://youtu.be/PIY7WsOQxCk]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미사일 방어 전략 발표 행사에서도 불쑥 국경장벽 문제를 언급, "남쪽 국경에서의 인도주의 및 안보 위기는 또 하나의 중차대한 국가안보 문제이다.
강한 국경 없이는 미국은 보호할 수 없는 무방비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민주당 인사들은 합의를 원하지만, 민주당이 협상을 막는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 '열린 국경파'에 의해 장악됐다고 펠로시 하원의장을 직격했다.

앞서 펠로시 하원의장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국정연설 일정과 관련해 비밀경호국(SS)과 국토안보부의 경비 차질 우려를 거론, "만약 이번 주에 연방정부가 다시 문을 열지 않는다면 앞으로 정부 업무 재개 이후에 적절한 날을 잡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예정된 29일에 서면으로 의회에 국정연설을 전달하는 것을 고려해 달라"고 요구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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