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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이사람] 황룡 룬랩 대표 "스마트 생리컵, 질병 연관성 밝혀낼 것"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0 16:41

수정 2019.01.2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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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생리컵으로 데이터를 모아서 질병과의 연관성을 밝혀내겠다."
황룡 룬랩 대표(35· 사진)의 포부는 기대 이상이었다. 황 대표와 룬랩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 생리컵 '룬컵' 하단에는 센서가 달려 있다. 생리량, 혈색, 주기, 체혼 등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서다. 또 수위 센서를 달아 생리컵의 수위가 50%, 75% 일 때를 구분해 서로 다른 진동 패턴으로 피드백을 주기도 한다. 센서는 생리컵이 제거돼 인체 밖으로 나왔을 때만 통신할 수 있도록 설계돼 전자파에서도 자유롭다.


이 똑똑한 생리컵 '룬컵'은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도 알아봤다. 지난해 '2018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에서 특허청장상을 받은 데 이어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9'에서 혁신상도 받았다.

CES 수상 소식은 룬랩에도 낭보였다. 룬컵은 처음부터 해외를 겨냥한 제품이어서다. 황 대표는 20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누구나 아는 세계적인 정보기술(IT)에서 샘플을 요청하는 등 성과가 분명히 있었다"고 말했다.

황룡 룬랩 대표
황룡 룬랩 대표

황 대표가 룬컵 개발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5년 전이다. 그는 여성이 40년 동안 매달 하는 생리혈은 폐기물처럼 버려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황 대표는 "생리혈은 측정되지 않은 영역이었지만 '강수량'처럼 측정하고 기록하면 과학의 영역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의학과 연결되면 개인건강을 증진하는데 지표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월경과다에 대한 정의부터 내릴 수 있다. 현재 월경과다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

또 내 몸 상태를 데이터로 비교하면서 '패턴'을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리혈 총양이 늘어나는지 아니면 줄어드는지 추세를 보면 자궁근종 등 원인을 찾을 수 있고, 폐경 시기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월경과다에 대한 세분화된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산부인과 의사에게 비식별화된 데이터를 제공해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스마트 생리컵을 무상에 가까운 가격으로 제공하는 대신 데이터를 받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익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데이터 제공에 대한 리워드도 검토 중이다.

스마트 생리컵 '룬컵' /사진제공=룬랩
스마트 생리컵 '룬컵' /사진제공=룬랩

'인류 절반의 일생 절반을 위한 기술', 룬랩은 이 같은 비전을 세우고 황 대표와 최고기술책임자(CTO), 디자이너가 의기투합해 2016년 창업한 뒤 3년 간 연구개발에만 집중했다. SK텔레콤도 룬랩의 가치를 눈여겨본 기업 중 하나다. 현재 SK텔레콤은 룬랩의 주주다.

특히 생리컵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 기능성 생리컵인 '레오나'의 개발도 병행했다. 레오나는 몸 속에서 제거를 쉽게 할 수 있는 생리컵으로, 현재 미국 FDA에 등록돼 해외 판매를 할 수 있다. 레오나 역시 이번 CES 2019에서 해외 바이어의 눈도장을 찍었다.
국내에서는 식약처 등의 허가를 받아 레오나를 올해 내로 출시할 계획이다. 룬컵은 현재 베타테스트 중이다.
황 대표는 "룬컵은 여성이 매달 자신의 건강을 체크하는 블랙박스가 될 것"이라면서 "개인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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