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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북미 2차회담 합의… 개성공단 물꼬 트이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0 16:49

수정 2019.01.20 16:49

트럼프 "장소는 추후 발표"
北 비핵화에 큰 진전 기대
북·미 정상회담 날짜가 2월 말로 잡혔다. 미국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은 2월 말에 열리며, 장소는 추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워싱턴을 방문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기자들에게 "2차 북·미 회담 개최국을 선정했으나 추후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과 면담에 대해선 "믿을 수 없을 만큼 매우 좋은 만남이었다"고 평가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향한 사전작업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이달 초 김정은 위원장은 돌연 중국을 찾아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다. 이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보인 행보와 비슷하다. 당시 김 위원장은 3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이번에도 미국을 상대하기 전에 중국을 자기편으로 묶어두는 전략을 폈다.

이미 스웨덴 스톡홀름에선 사전조율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실무협상팀을 이끌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스톡홀름에 보내 협상을 측면 지원하는 한편 우리 목소리를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다.

2차 북·미 회담의 성패를 가를 최대 요인은 두말할 나위 없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다. 2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달 초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났을 때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실현될 경우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정은의 속내는 알 수 없다. 우리로선 행여 미국과 북한이 핵은 뒤로 미룬 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에 치중하는 일이 없도록 바싹 신경을 써야 한다.

또 다른 관심사는 남북경협 확대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제제재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트럼프·김정은 2차 회담에서 미국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용인하는 합의가 이뤄지면 큰 성과다. 다만 그 전제조건은 북한 핵 폐기다.
과거 사례에서 보듯 비핵화 없는 개성공단 가동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국제제재에 따라 언제 다시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무턱대고 개성공단 재개에 집착해선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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