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유망 중기·스타트업 '와이픽'] "세상에 없던 '캡슐 한방茶'로 '한국형 헬스케어기업' 우뚝"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0 17:01

수정 2019.01.20 17:01

캡슐 한방 차 상용화로 '대박'… 김하섭 메디프레소 대표
교원그룹서 5억원 투자 유치
식품 마켓컬리 입점 결정 등 유통 확대 올 매출 20억 목표
우리나라는 지난 해 벤처캐피털(VC) 연간 투자 3조원 시대를 열었다. 3조원 이상의 돈이 창업 기업에 흘러 들었다. 창업 지원 자금으로 편성된 정부 예산도 1조원이 넘는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를 비롯해 각종 정부 유관 기관, 디캠프·마루180 등 민간에서 스타트업 발굴에 적극 나서는 등 투자 인프라도 좋아졌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시작한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로 지난 해에만 1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다. 이 외에도 각종 보육기관 입주기업들이나 VC들이 투자한 기업들이 속속 벤처천억기업에 이름 올리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해 기준으로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벤처천억기업은 600개 가량 된다. 이들의 총 매출은 130조원으로 5대 대기업 매출 총합을 넘었고, 고용인원은 21만6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올 해는 어떤 기업이 뜰까. 파이낸셜뉴스는 정부 및 유관기관, 민간 벤처캐피털(VC)이 선택한 '될 성 부른' 중소기업·스타트업들을 인터뷰하는 '와이픽' 시리즈를 연재한다.

김하섭 대표가 메디프레소 캡슐 티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김하섭 대표가 메디프레소 캡슐 티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세계에서 처음으로 캡슐 한방 차(茶)를 상용화 한 김하섭 메디프레소 대표(사진)는 연초부터 '대박'을 터뜨렸다.

교원그룹 벤처캐피털(VC) 계열사인 교원인베스트로부터 5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까다롭기로 유명한 식품 마켓컬리 입점도 결정됐다. 투자 유치와 유통 판로 확장을 올해 목표로 삼은 김 대표는 올해 시작부터 큰 성과를 일궜다.

메디프레소는 홍차, 녹차 등 전통 다류 외에 한약재들을 차로 만든 한방 차를 캡슐 형태로 만들어 마실 수 있도록 캡슐과 추출 머신을 고안·개발한 회사다. 2016년 말 설립돼 실제로 제품을 본격 판매한 건 만 2년 정도다.

김 대표는 토스, 직방 등 걸출한 스타트업들을 배출한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를 6기로 졸업했고, 지금은 벤처기업협회 창업보육센터 서울벤처인큐베이터(SVI)의 보육기업으로 입주해 있다.

메디프레소가 민간, 정부 기관의 러브콜에 투자까지 받을 수 있었던 매력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추진력, 시장 확장성 등으로 요약된다.

지난 16일 서울 디지털로 벤처기업협회 SVI에서 만난 김 대표는 "마켓컬리를 포함해 지난 해 확보해 놓은 유통망이 올해 가동된다"면서"올해 매출 목표는 20억원"이라고 밝혔다.

메디프레소는 2017년 말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냈다. 2017년 수백만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지난 해 1억원까지 올랐다. 크라우드펀딩과 자사 공식 쇼핑몰로만 얻은 성적이다.

지난 해 제품 개발과 검증이 주 사업이었다면 올해는 매출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12개인 차 종류를 30종으로 늘리고 기계도 추가 개발한다. 현재 일본, 대만과 10만달러 규모의 연간 수출 계약 논의도 마무리 단계다.

김 대표는 대기업 출신이다. 2012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해 공장 자동화 기술을 담당하는 프로젝트 팀에서 일했다.

그는 "수백 공정에 달하는 반도체 제조와 관련한 노하우를 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창업의 꿈을 접을 수는 없었다. 대학 시절 창업 동아리 회장을 맡기도 했던 김 대표는 창업 선배들을 보며 늘 창업을 꿈꿨다. 학창 시절을 다 바쳤던 동아리 활동은 사업 모티브로 이어졌다. 차, 그 중에서도 한방 차 시장이 김 대표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한방 차 수요가 있는데 티백은 너무 떫거나 밋밋하고 중탕 가열 방식은 1시간 이상이 소요돼 번거로웠다. 한방 차를 간편하면서도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캡슐 방식을 고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가 차라는 점도 김 대표를 끌었다. 그의 모토가 '한국형 헬스케어 시스템의 세계 수출'인만큼 국산 농산물을 활용한 한방 콘텐츠에 공을 들였다.

이렇게 나온 메디프레소는 소비자들을 만나는 첫 데뷔 무대였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목표금액 300만원을 여덟 배 웃도는 2600만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전국 300개 창업팀이 참가한 농식품 아이디어 경연대회(TED)에서도 대상을 수상하는 등 성과를 인정받았다.

올 초 교원그룹은 메디프레소에 5억원을 투자하며 기업 가치를 30억원으로 매겼다. 성장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김 대표는 "올해 교원웰스와 협업을 통해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디프레소를 '한국형 헬스케어 시스템'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게 김 대표의 비전이다.
차 캡슐과 머신은 그 첫 단계다. 다음은 음양오행을 접목한 체질분석 솔루션 개발이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체질 분석 솔루션을 글로벌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차를 체질 개선 방안의 하나로 접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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