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디지털 신문명 시대, 교육도 새로운 길 찾아야


2019년 새해가 밝았다. 해는 바뀌었는데 여전히 경제지표는 암울하고 정치판 이전투구도 여전하다. 시장 혁명의 시기라서 미래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는데 사회는 온통 혼란만 가득하다. 창밖을 가득 채운 미세먼지가 우리 사회, 우리 마음을 어쩌면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혼돈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스카이캐슬이라는 입시 주제 드라마가 전대미문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연일 화제다. 과장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해 뼈 아프다. 세계 대학들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교육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네르바스쿨이다. 스탠퍼드,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세계 최고 명문대학보다 입학이 어렵다는 이 대학은 현재 인기 절정이다. 대학 캠퍼스는 아예 없고, 세계 7개 도시에 기숙사만 존재한다. 모든 수업은 온라인으로 하고, 학생들은 수업시간 외에는 대부분 회사에서 인턴사원처럼 일하면서 실무역량을 키운다. 등록금은 1년에 1000만원 정도 한다고 하니 우리 대학과 큰 차이는 없다. 우리나라 최고 대학을 합격한 학생이 미네르바를 선택했다고 해서 화제다.

미네르바스쿨은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교육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수업의 기반은 디지털 플랫폼이고, 강의 내용은 미리 온라인을 통해 수강한다. 수업시간은 대부분 온라인 토론을 통해 진행한다. 교수도 물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다. 강의 내용은 전부 녹화되고, 그걸 잘 분석한 교수가 평가도 하고 미진한 학생은 지도도 한다. 도시별로 흩어져 있는 학생들은 지역 최고 기업들과 협업하면서 실무기반 숙제를 수행한다. 최근 국내 한 기업에서 이 학생들을 참여시켜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만들게 했는데 학생이 아니라 파트너사 직원들 같았다며 감탄을 했다. 그들의 아이디어가 실무진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렇게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최고의 실력과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간다. 수업은 유튜브, 위키피디아로 심화학습을 하고 실제 기업에서 필요한 내용들은 다양한 토론과 아이디어 융합을 통해 만들어낸다. 그래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7대 플랫폼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교육기관으로 성장했다. 교육의 핵심이 브랜드가 아니라, 스펙이 아니라, 오로지 키워진 인재의 능력, 즉 킬러 콘텐츠라는 걸 미네르바가 보여준 셈이다.

소위 최고 대학을 나오면 네트워크가 좋아지고 백이 생기고 누구든 알아준다는 생각은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되고 있다. 과거 30년간 네트워크와 학벌이 자기의 자리를 지켜줄 수 있었다면 향후 30년간은 그것이 사라져가는 시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미 문명의 표준이 그렇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캐슬이라는 드라마는 우리 기성세대가 합의한 인재양성 방식의 문제점을 표출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입시제도가 만드는 부작용을 너도나도 성토 중이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잊고 있는 듯하다.
암기형 인재, 수능점수 기준의 인재, 디지털 문명에 무관심한 인재를 키우는 현재 교육시스템의 본질 말이다. 미래산업은 이제 전혀 다른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교육의 진정한 혁신을 고민할 때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