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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분뇨 때문에” 물 맑던 제주 옹포수원지 결국 폐쇄

제주도, 한림정수장 취수원 저지·서광 수원지로 대체
양돈장 밀집, 질산성질소 농도↑…수돗물 불신 ‘가중’  

제주시 한림읍 옹포천에 있는 한림정수장이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된다.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 서부지역 최대 정수장이 3년 안에 폐쇄될 처지에 놓였다. 제주도내에서 축산폐수 유입으로 지하수가 오염돼 상수원이 폐쇄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22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에 따르면, 양돈장이 밀집된 제주시 한림읍 지역의 옹포수원지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기존 상수원인 옹포수원지 취수량 2만톤 중 1만톤은 인근 저지광역수원지에서 지난 16일부터 공급받아 급수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림정수장은 옹포천에서 취수한 2만톤을 고도처리시설 1만톤과 급속여과시설 1만톤으로 처리 공급해왔다.

그러나 질산성 질소 농도가 7∼8㎎/L(먹는 물 기준 10㎎/L)로 다른 지역의 농도(평균 3∼4㎎/L)보다 높게 나타남에 따라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림정수장을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수돗물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

이에따라 한림정수장 공급량 2만톤 중 급속여과시설 물량 1만톤을 저지광역수원지로 대체해 타 지역의 먹는 물 수질기준과 비슷한 수준(3.5㎎/L)으로 끌어올려 공급한다.

또 나머지 고도처리시설 1만톤을 대체하기 위해 올해부터 사업비 52억원을 투자해 서광지역에 대체 지하수 10공(1만톤) 개발과 관로공사(D450㎜, L5㎞)를 오는 2020년까지 마무리 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새로 개발된 서광지역 취수원과 저지광역수원지에서 2만톤을 한림지역에 공급하고, 수질에 대한 지역주민의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축산분뇨 무단 배출 지역 하류 시추 결과, 지하 21m 지점에서 오염된 토양이 검출됐다. /사진=제주도. fnDB

한편 옹포 수원지가 있는 옹포천은 제주 서부지역 대표 하천이다. 용천수 뿐만 아니라, 지표수가 풍부해 한림읍과 애월읍·한경면 37개 리에 1일 2만톤의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수질도 뛰어나 동남참게와 은어 서식지로도 알려져 있다. 상수원이자 옹포천의 큰 물줄기인 용천수만 해도 구명물·문두물·작지물·오자물·강생이물·조물·개명물·월계수물·마고물 등 일일이 거명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한림읍지역은 도내 873개 가축분뇨 배출 시설 중 35%인 308곳이 밀집돼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양돈업자가 지하수 함양 통로인 '숨골'로 통해 8500톤의 축산분뇨를 무단 방류해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최근 3년 동안 옹포수원지에 대한 수질조사 결과, 질산성질소가 ℓ당 최대 9㎎까지 나와 먹는 물 기준치(10㎎)를 육박하고 있다.

이처럼 옹포수원지가 다른 지역 수원지와 달리 질산성질소 농도가 높은 이유는 가축분뇨 배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