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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한수원 전 감독도 선수 성폭력으로 해임…축구협, 긴급조사 착수 (종합)

뉴스1

입력 2019.01.22 23:18

수정 2019.01.22 23:18

하금진 전 한국수력원자력 감독. © 뉴스1
하금진 전 한국수력원자력 감독. © 뉴스1

축구협회 "여자축구계 전체 전수조사 실시할 것"
한수원 "조직적 은폐, 각서 압력은 사실과 달라"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체육계에 성폭력 파문이 몰아치는 가운데 여자축구리그인 WK리그 소속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하금진 전 감독이 선수 성폭력 문제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으로 22일 드러났다. 대한축구협회는 긴급 조사팀을 꾸려 철저한 진상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이날 한 매체는 한수원의 하금진 전 감독이 시즌 중이던 지난 해 9월 갑자기 자취를 감춘 이면에 성폭력 사건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하 전 감독은 구단 선수 A씨에게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저질렀고 A씨는 이를 코치들에게 알렸다. 코치들은 이 사건을 구단 측에 신고했으며 구단은 결국 하 전 감독과 계약해지했다.

덧붙여 매체는 구단이 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매체는 "성폭력 사건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던 구단은 성폭력 가해자를 사법 당국에 신고도 하지 않았고 사건을 이렇게 마무리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추가적으로 구단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선수단 전원에게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아냈고, 피해자에게는 특혜를 제안하며 입막음까지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한수원 측은 우선 하 전 감독의 성폭력 사실과 이로 인한 해임 조치 내용을 인정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감독과 선수 간 있어서는 안 될 행위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에 따라 감독은 보직 해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단이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피해자의 인격과 인권을 존중해야한다는 것을 우선 삼아 사안을 다뤘다. 피해자가 수사기관의 수사를 원치 않아 관련 규정에 따라 조치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각서에 대해서는 "외부기관인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에서 피해자와 참고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쓴 서약서가 각서로 와전된 것"이라며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센터 차원에서 시행하는 절차다. 우리가 선수들에게 각서를 요구한 적이 없다. 피해자에게 특혜를 제안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축구협회는 이날 오후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준비하고 있던 초중고대학과 WK리그 팀들 그리고 여자대표팀과 여자 지도자 및 관련자까지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전수조사를 서둘러 하기로 하고 먼저 한수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긴급회의를 통해 준비한 것을 더 빨리 시작하는 게 맞다고 정리했다. 일단 전수조사 1차 타깃을 한수원 팀으로 맞췄다"면서 "한수원 팀이 현재 제주도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내일(23일) 긴급 조사팀을 현장에 급파해 모든 구성원들과의 일대일 조사를 통해 진상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조재범 사건'이 터진 이후 축구계에서도 이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었다. 곧바로 수차례 논의 후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사회에 보고한 후 실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수원 사태가 먼저 터졌다.

관계자는 "WK리그 내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여자축구연맹에도 진상 조사와 보고를 요청했다"고 말한 뒤 "일단 내일 급파하는 팀이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다. 이후 경찰조사 등 필요하다고 판단될 시 빠른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해 여자연맹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통해 우리도 오늘(22일) 처음 접했고 곧바로 한수원 쪽과 연락을 취해 상황을 파악했다.
감독을 해임하는 과정에 대한 사실 관계는 확인됐다"고 말한 뒤 "내일 축구협회가 꾸린 조사팀에 여자연맹 관계자도 함께 한다. (제주도에)내려가서 철저하게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6년 창단한 한수원은 지난 시즌 WK리그 정규리그 2위에 올랐고,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제철에 패해 준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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