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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범 폭행과 성폭행은 별개"…법원 판단 배경은?

뉴스1

입력 2019.01.24 15:30

수정 2019.01.24 15:30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등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가 2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항소심 재판을 마치고 호송차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1.2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등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가 2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항소심 재판을 마치고 호송차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1.2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檢 "조재범 폭행은 성폭행 위한 사전행위"…입장 달라
법원 "일사부재리 원칙…성폭력 혐의 초동수사 단계"

(수원=뉴스1) 권혁민 기자 =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22·한국체대)를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된 조재범(38) 전 코치의 상습상해 혐의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폭행과 성폭행의 연관성을 바라보는 법원과 검찰의 시각은 판이했다.

당초 검찰은 기일 속행을 통해 조 전 코치의 성폭력 혐의 입증에 주력하려 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2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조 전 코치의 상습상해 혐의에 대한 항소심 3차 공판이 23일 오전 수원지법(제4형사부)에서 열렸다.

검찰은 재판부에 "심 선수가 지난해 12월17일 고소한 조 전 코치의 강간상해 혐의에 대한 공소사실 동일성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수사를 계속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피해자(심 선수)에게 상해를 가할 당시, 해당 장소에서 강제추행도 이뤄졌다"며 "추가 고소사실과 관련해 추가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공소장 변경은 어렵다. 수사상황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는 점에 대해 양해를 바란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재판부가 기일 속행을 결정해 주기를 조심스레 바랐다.

검찰은 조 전 코치의 상습폭행이 심 선수가 주장하는 성폭행(강간상해)을 위한 '동기'이자 '사전 목적 행위'로 보고 있다. 따라서 두 사건을 따로 놓고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으로 묶어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로 예정됐던 조 전 코치의 상습상해 혐의 항소심 선고 일정을 미뤄달라는 변론재개를 요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조씨에 대한 재판 일정은 23일로 연기됐다.

검찰은 당시 조씨에 대한 심 선수 성폭행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자 관련 혐의 입증을 위해 재판부에 이 같이 요청했던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성폭력 범죄는 이 법원의 심판 대상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상습상해와 성폭력을 별개의 문제로 해석했다.

재판부는 "두 가지 혐의는 동일성이 없는 관계로 성폭력 사건 공소사실을 추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을 밝힌다"고 말했다. 또 "상습상해 공소사실 중 문제가 된 성폭력 부분이 있다면 향후에 성폭력 범죄 공소를 추가해 1심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

수원지법은 "기존 변론재개가 성폭력 혐의를 입증하라는 뜻은 아니다.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성폭력 혐의를 유지할지, 철회할지 정리하는 시간이다. 또 성폭력 혐의는 초동수사 단계로 만연히 기다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성폭력 공소사실을 철회하고, 상습상해 혐의에 대해 조 전 코치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조 전 코치는 최후 변론에서 "잘못된 지도방식으로 선수들에게 상처를 줬다.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코치의 상습상해 혐의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3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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