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카풀 중단, 안전한 서비스 거듭나는 계기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4 17:07

수정 2019.01.2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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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우버 드라이버다. 미국에서 10년간 공유경제 시장을 몸소 체험하고 돌아온 한 교수님이 "미국에서는 지금 스리잡, 포잡이 일반화돼 있다"고 말하는 강연을 들은 뒤로 줄곧 이 꿈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없어질 직업 리스트에 항상 이름을 올리는 '신문기자'로서 미래를 대비하려면 적어도 포잡 정도는 뛰어야 하지 않을까.

최근 그 꿈에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 바로 '카카오 T 카풀'이 베타서비스를 실시한 것. 하지만 꿈이 실현되기도 전에 접어야 했다. 만 7년이 넘은 차량은 카풀 크루로 등록할 수 없어서다.

내 차는 2009년식 포르테다.
벌써 10살을 넘겼지만 차량을 자주 이용하진 않아서 7만㎞ 남짓 탔다. 내·외관도 낡지 않았다. 포르테와 내 이름을 합성해 '포르미'라는 이름도 지어줬다. 포르미는 우리 가족과 같은 존재다. 주차장에 있는 포르미에게 아이들은 밤새 춥지 않았느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사실은 아이들이 커가면서 차량이 좁은 듯해 포르미를 팔고 새 차를 사겠다고 말했을 때 아이들이 "포르미는 절대 팔면 안된다"고 주장할 정도로 우리는 정이 들었다. 기능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

이런 경우가 비단 나에게만 해당되지는 않을 터다. 새 차 수준은 아니지만 꽤 괜찮은 만 7년 이상 된 차량은 많을 것이다. 공유경제의 정의로 돌아가보자. 활용도가 떨어지는 물건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경제활동이다. 10년 넘게 고작 7만㎞를 탔을 뿐인 활용도가 떨어지는 포르미를 여럿이 공유해 효율을 높여야 하는 것이다.

물론 '카카오 T 카풀'의 정책이 아니더라도 택시업계의 반발로 베타서비스가 중단돼 당분간은 카풀 크루 등록이 불가능하지만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협상을 시작한 만큼 곧 관련 서비스들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베타서비스를 중단한 지금 시기를 '카카오 T 카풀'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미비점들을 보완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포르미 같은 건강한 차량을 등록할 수 없었던 이유는 품질관리 차원에서다.
카카오에서 차량 정비·세차·관리 등을 원스톱으로 해주는 새로운 복합서비스를 내놓는다면 또 다른 수익창출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차량을 좀 더 정밀하게 판단하게 되면 더욱 안전한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포르미가 공유경제의 중심에 서는 그날이 오길 바래본다.

true@fnnews.com 김아름 정보미디어부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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