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文대통령의 선물 '예타면제' 카드를 둘러싼 세 가지 논란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논란에 휩싸였다.

먼저 세 가지 쟁점이 지목된다. 재정건정성을 지키기 위해 도입한 예타 제도의 무력화, 총선을 선심성 돈풀기라는 비판, 대규모 건설로 경기부양을 하지 않겠다고 한 정권의 자기모순 등이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세종-청주간 고속도로,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경남 창원 남부내륙 고속철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지역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전국 경제투어'를 나갈 때마다 꺼내든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면제 사업들이다. 모두 지역 숙원사업들이다. 지역에선 첫 삽을 뜨기 전까지 가장 까다로운 관문인 예타를 단 번에 패스해주겠다고 하니 쌍수들고 환영한다. 경기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건설업계 역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예타면제는 말하자면, 정권과 지역,건설업계가 '윈-윈'하는 전략인 셈이다.

25일 정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별로 1건씩 예타를 면제해준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대전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세종-청주간 고속도로 등 총 4건의 토건사업을 언급하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고, 조만간 결과가 발표가 있을 것. 모두 합하면 충청권에서 4조원 규모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3일 경남도 창원 방문시엔 "남부내륙 고속철도는 경남도민의 숙원사업인 것을 잘 알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곧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총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이고 정부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 원 이상인 신규사업 중 건설공사가 포함된 사업은 예타를 실시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지역 SOC사업 예타면제 이유에 대해 "(지방은)예타 벽을 넘기가 무척 어렵다. 수도권과 지방이 같은 기준으로 재단되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인구·수요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지역과 수도권을 동일선상에 놓고 예타를 적용하는 게 불합리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 광역단체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제출한 예타면제 신청 사업은 모두 33건, 61조2518억원 규모다. 문제는 대규모 예타면제가 가져올 결과다. 가장 크게는 재정원칙을 훼손하고, 선심성 사업 남발로 국고를 낭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실련·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23일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침체된 경기를 토건 사업으로 부양하려는 내년 총선을 위한 지역 선심 정책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표면적으로는 균형발전을 내세우지만, 대규모 토건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예타 면제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비판은 내년 총선을 앞둔 선거용 돈풀기 카드라는 것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전국에 총사업비 33건에 달하는 70조원의 대규모 토목사업을 대상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총선용 목적과 경기부양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등 다른 야당도 한목소리로 예타면제의 당위성과 목적성과 관련,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행정'이라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용어설명
◆예비타당성 조사
대규모 신규 사업에 대한 예산편성 전에 기획재정부 장관 주관으로 실시하는 사전 타당성 검증 및 평가제도. 비효율적인 대규모 사업에 대한 예산 감축을 목적으로 1999년 도입됐다.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인 경우가 대상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가 평가를 수행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