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사법농단 의혹' 판사 100여명 양승태 기소후 처벌여부 일괄결정


검찰이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관여한 의혹을 사는 법관들을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두 전직 법원행정처장 등 수뇌부를 재판에 넘긴 뒤 다음 달 중 일괄해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사법농단 의혹 연루자 중 사법처리 대상을 선별해 다음 달 중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음 달 12일 이전 양 전 대법원장을 기소할 때 박병대(62)ㆍ고영한(64)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 정도만을 기소대상에 포함하고, 나머지 연루자들은 월말까지 시간을 두고 기소 여부를 가리겠다는 것이다.

기소 가능성이 큰 인물로는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기각된 바 있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53)이 거론된다. 사법농단 의혹 관련 실무 책임자급으로는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58)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57) 등 고법부장급 판사들이 기소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들은 최근 법관징계위에서 각각 정직 6개월의 징계를 결정받기도 했다.

이 전 실장의 경우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항소심 전략 문건 작성을 지시하고 행정처 심의관들이 문건을 작성해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하는 것을 묵인한 게 직접적인 징계사유가 됐다. 검찰은 그가 일제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임 전 차장과 함께 외교부와 실무 협의에 참여하는 등 재판거래에 깊숙이 관여한 의혹이 있다고 본다.

이 전 상임위원은 옛 통합진보당과 관련한 소송에서 재판부 심증을 파악하거나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헌법재판소의 주요 사건 심리의 경과를 보고받은 점이 징계사유로 인정됐다. 검찰은 이 전 상임위원이 양 전 대법원장과 직접 대면하며 지시를 받거나 보고한 정황을 파악했다.

박·고 전 법원행정처장 외에 차한성 전 대법관(65)과 이인복 전 대법관(63)도 기소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양승태 사법부에서 첫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차한성 전 대법관(65)은 2013년 12월 강제징용 재판 관련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공관 회의에 참석하는 등 재판거래에 관여한 의혹이 있다. 그는 후임인 두 전직 법원행정처장과 달리 사법농단 의혹 관여도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판단해 구속영장 청구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이인복 전 대법관은 중앙선관위원장을 겸직하던 2014년 12월 옛 통진당 재산 국고귀속 소송 처리방안을 담은 법원행정처 내부문건을 중앙선관위 직원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해 "주요 수사대상자"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사법농단 의혹 '정점'인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수사를 받으면서 결국 수사선상에 올랐던 100명 안팎의 전·현직 판사 가운데 실제 기소대상은 최소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앞서 사법농단 의혹 수사에 대해 "특정인 개인 일탈이 아닌 업무 상하관계에 따른 지시관계 범죄행위"라고 규정한 바 있다.

법관 이외 인사들에 대한 처벌 여부는 법리검토 판단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징용소송 재판거래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80),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66) 등에게 직권남용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검토 중이다. 이밖에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등 재판청탁 의혹이 드러난 전·현직 의원을 상대로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검토할 전망이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