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대신 장외시장으로… OTC에 꽂힌 암호화폐 큰손들

시세 하락으로 유동성 떨어지자 대량매매 원하는 고액·기관투자자 OTC 플랫폼에서 직접거래 나서
지난달 전체 거래량의 25% 차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암호화폐 장외거래(OTC) 서비스를 시작했다. 바이낸스 제공
글로벌 암호화폐 업체들이 '암호화폐 장외거래(OTC)'에 꽂혔다. 암호화폐 시장 약세로 인해 암호화폐 거래소 안에서 이뤄지는 거래량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당사자들이 암호화폐를 직접 거래하는 OTC 수요는 점차 늘고 있다. 시세 하락으로 일반 암호화폐 거래소의 유동성이 떨어지자 대규모 암호화폐 거래를 원하는 기업들이 OTC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암호화폐 OTC는 장내·장외거래가 모두 이뤄지는 기존 주식·채권시장과 마찬가지로 대량매매를 원하는 고액·기관투자자들이 주로 모여든다는 점에서 시장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또한 기존에 암호화폐 거래소와 달리 암호화폐 OTC는 원화와 달러 등 명목화폐(Fiat Money)를 주로 취급한다는 점에서 거래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따라 고객확인의무(실명인증·KYC)과 자금세탁방지(AML) 등을 엄격하게 진행하는 업체들이 OTC 시장에서 신뢰를 기반으로 시장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

OTC가 축소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암호화폐 시장에 기관투자자는 물론 글로벌 암호화폐 업체들의 거액·대량 거래를 늘려 시장의 안정성을 높이는 새로운 거래기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CP리서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서클(Circle)은 지난해 36개국에서 OTC거래를 통해 240억 달러(약 26조9000억원) 규모의 거래를 체결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한 달 기준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량(약 1600억 달러) 중 25% 정도는 OTC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서클 이외에도 옥타곤(OSL)과 컴버랜드를 비롯해 후오비 등이 암호화폐 OTC에서 활약 중이며, 국내외 유명 애널리스트로 구성된 체인파트너스 OTC도 정부의 'OTC 시장운영규정' 등 각종 가이드라인과 외국환관리법을 준수하면서 OTC 트레이딩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OTC에 뛰어들었다.
바이낸스는 "암호화폐 거래소 가입자를 대상으로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준)부터 OTC를 제공한다"며 "일종의 '대면 직거래'에 해당하는 OTC 방식은 여러 번으로 나눠 거래를 처리하는 거래소 전산망에 비해서 대규모의 암호화폐 거래를 한 번에 거래할 수 있고 거래 비밀 유지도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바이낸스는 기존 바이낸스 계좌를 그대로 이용해 OTC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바이낸스 관계자는 "바이낸스 실명계좌(레벨 2)를 보유하고 20비트코인(BTC) 이상의 거래실적을 보유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OTC를 지원한다"며 "세계적으로 다양한 가입자들을 보유한 바이낸스를 통하면 보다 쉽게 OTC 거래 상대방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