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초유의 정국혼란'베네수엘라 외교관리 면담

美 지지 '과이도' vs 중·러 지지 '마두로' 대립
北, 뒤늦게 면담 사실 밝혀…마두로 지지 시사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북한의 리승길 베네수엘라 주재 대사가 베네수엘라 외무부에서 아시아·중동·오세아니아를 담당하는 정치조정관을 만나 양국 우호 발전에 대해 논의했다.

28일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에 따르면 리 대사는 지난 18일 로라 수아레스 정치조정관을 만나 "우리 공화국은 자주·평화·친선의 이념에 따라 사회주의 나라들과의 단결과 협조를 강화하며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모든 나라들과의 관계를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위원장의 4차 방중 결과를 상세히 통보했다.

수아레스 정치조정관은 북한 정부와 인민이 볼리바르 혁명을 변함없이 지지해주고 있는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올해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보다 확대·발전시키기 위해 각방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이 외교 관리 간 만남을 통해 서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 것은 베네수엘라의 북한 대사관 개설 준비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2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베네수엘라가 평양에 대사관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베네수엘라 주재 대사관은 2014년 9월 문을 열었다.

아울러 이번 만남은 베네수엘라가 초유의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관심을 끈다.

최근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정부 세력과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하는 반정부 세력이 정면으로 대립하면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과이도 의장이 자신을 '임시대통령'으로 규정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그를 과도정부의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가 과이도 의장을, 중국과 러시아 등은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베네수엘라 혼란은 국제사회 대리전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외무성이 양국 외교 관리의 면담 사실을 약 일주일 만인 지난 25일 뒤늦게 공개한 것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은 지난해 11월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마두로 대통령과 회담한 바 있다.

김 상임위원장은 당시 "조선과 베네수엘라 사이의 관계는 진실하고 친근한 벗, 견실한 동지적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며 "반제자주, 반전평화, 사회주의를 위한 베네수엘라 인민의 투쟁은 힘 있게 전진할 것"이라며 지지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