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만에 급조한 '동대문 CES'…첫날 한산한 전시장

29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 개막한 일명 '동대문 CES'인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의 첫날 현장 모습. © 뉴스1 장은지 기자

29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 개막한 일명 '동대문 CES'인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의 첫날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디지털 콕핏'을 체험하고 있다. © 뉴스1 장은지 기자

29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 개막한 일명 '동대문 CES'인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의 첫날 LG전자 부스가 한산한 모습이다. © 뉴스1 장은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를 찾아 휴대용 뇌 영상 촬영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29/뉴스1

문재인 대통령 등 VIP 행사 이후 정오부터 일반인 입장 가능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일명 '동대문 CES (Consumer Electronics Show)'가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렸다.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 등 정부 및 기업관계자들이 개막행사를 가진 이후인 정오부터 일반인 관람객 입장이 시작됐다.

정부 주도로 열흘만에 급조한 행사다보니 첫날 행사장은 매우 한산했다. 전시 규모도 작아 20분이면 각 부스를 모두 돌아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기업 관계자와 취재진을 제외하면 일반 관람객은 학교에서 견학온 중학생 등이 대부분이었다.

CES는 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국제가전박람회로, 전 세계 160개국 4500여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가전, 모바일, 5G 통신,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분야 최첨단 기술을 전시하는 행사다. CES에 참가한 우리 기업들의 기술과 제품을 국내에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정부가 '동대문 CES' 개최를 추진했지만, 열흘만에 급조하다보니 행사의 내실도, 홍보도 부족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함께 주관을 맡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는 이 행사에 대해 "올해 CES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은 우리 기업들의 혁신 기술과 제품을 국민에게 공개하여 직접 보고 체험함으로써 혁신성장을 모색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부의 핵심기조인 '혁신성장'을 강조했다.

전시부스는 삼성전자가 가장 크게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의 대표 제품들을 그대로 가져왔다. 이번 CES에서 '최고혁신상(Best of Innovations)'을 수상한 QLED TV와 마이크로LED TV인 '더월', 전장 분야의 차량 제어 디지털 기기인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AI(인공지능) 빅스비 기반 스마트홈 등을 전시했다. 특히 자동차의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각종 장치 제어와 내비게이션, 라디오 같은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결합한 전자동 조종석의 개념의 '디지털 콕핏' 체험에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SK텔레콤과 네이버랩스의 부스는 한산한 반면, LG전자의 부스는 화면이 돌돌 말리는 '롤러블TV'가 중앙에 배치돼 관람객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TV를 시청할 때에는 화면을 펼쳤다가 시청하지 않을 때에는 본체 속으로 화면을 말아 넣을 수 있다. 이 TV는 올해 CES에서 '최고의 TV'로 선정된 혁신제품으로 꼽힌다. 다만, LG전자의 로봇 '클로이'는 현장에서 시스템 점검이 이뤄지는 등 급박한 전시 준비과정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정부 지시로 급조된 행사다보니 현장 곳곳에선 미흡한 부분들이 노출됐다. 전시회라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행사 공식 브로슈어조차 만들지 못했고, 티켓 부스나 등록 절차 없이 명함만 주면 입장이 가능했다. 홍보할 시간도 턱없이 부족해 대기업 4곳을 제외한 중견·중소기업의 전시부스는 관람객 없이 비어있는 곳이 많았다. 개최일을 불과 열흘 앞두고 정부로부터 일정을 통보받은 기업들은 급한대로 이달 초 CES에 전시했던 제품 가운데 대표라인업을 일부 추려 서둘러 전시를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상황은 기업들의 저조한 참석으로 이어졌다. 이달 초 CES에는 우리 기업 317곳에 참여했지만, 이번 동대문 행사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SK텔레콤, 네이버랩스 등 대기업 4개사와 코웨이 등 중견기업 1곳, 유진로봇, 삼성 C랩, 헬로브이알, 비햅틱스 등 중소 및 스타트업 등 35개 기업만이 참가한다. 기업 참가는 지난 8~11일 미국에서 열린 CES 참가 한국기업의 11%에 불과할 정도다.

참가기업의 한 관계자는 "CES는 전세계에서 18만명의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업계 관계자, 각국 정재계 리더, 언론 등이 모여드는 세계 최대 행사다"라며 "수개월간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하는 행사가 CES인데, 열흘만에 이를 국내에서도 볼 수 있게 준비하라는 것은 너무 일방적이고 무리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관여한 행사인만큼 거부하기 힘들다는 점도 기업들에 부담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오전 개막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19'라는 세계 최대규모의 국제전자제품 박람회가 열렸다"라며 "국민께서 라스베이거스 가지 않고도 혁신제품들 보실 수 있도록 외국전시에 이어 국내에서 다시한번 전시를 열어주신 것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는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장)가 'CES를 통해 본 미래기술 트렌드'를 소개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CES 트렌드로 'AI', '5G', '폼팩터(form factor)'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하드웨어, 5G, 소프트웨어, IoT, 콘텐츠, AI, 서비스 협업해야한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과제로 '산학협력',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스마트 팩토리 구축 지원'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