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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4000억?"…광주시, 예타면제 'AI' 선택한 이유는

뉴스1

입력 2019.01.29 15:59

수정 2019.01.29 15:59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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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 23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민선 7기 광주시 문화정책을 확정, 발표하고 있다. 이 시장은 '품격있는 문화도시 광주'를 비전으로 4대 목표와 10대 중점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2019.1.23/뉴스1 © News1 박준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 23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민선 7기 광주시 문화정책을 확정, 발표하고 있다. 이 시장은 '품격있는 문화도시 광주'를 비전으로 4대 목표와 10대 중점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2019.1.23/뉴스1 © News1 박준

이용섭 시장, 발상의 전환…SOC 대신 '미래' 선택
단기 경기부양보다 지속적 일자리 창출…4차산업 선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겨우 4000억원'이라고 보기 쉽겠다. 4000억원이 적은 예산은 아니지만,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광주시가 신청해 선정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 얘기다.

29일 기획재정부와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발표한 예타 면제 심사 결과 광주는 '인공지능(AI) 기반 과학기술창업단지 조성 사업'이 선정됐다. 애초 사업 예산 규모는 1조원을 신청했으나 1단계 공사 4000억원이 확정됐다.

예산 규모만 놓고 보면 전국 23개 사업 24조1000억원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 면제 사업 규모는 영남권이 8조2000억원, 호남권 2조5000억원, 충청권 3조9000억원이다. 강원과 제주 지역의 예타 면제 사업은 각각 9000억원, 4000억원 규모다.

북한 접경지역에도 남북평화도로 건설 등 1조1000억원 규모의 사업이 예타 면제 대상으로 선정됐다.

영남권에서는 남부내륙철도 사업이 4조7000억원, 대구산업선 철도 건설은 1조1000억원이다. 충북선 고속화 사업도 1조5000억원이다.

호남권만 놓고 보더라도 전남 서남해안 관광도로 1조원, 전북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사업 8000억원 등으로 광주보다 많다.

이 때문에 광주가 상대적으로 문재인 정부로부터 '섭섭한 대접'을 받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정반대다. 가장 '실속 있는 사업'이라는 게 광주시의 평가다.

애초 광주시가 신청한 사업은 'AI 기반 과학기술 창업단지 조성'과 '광융합산업 혁신 플랫폼 구축' 등 2개 사업이다. 이 중 AI 사업을 1순위로 신청했다.

시는 예타 면제 사업을 신청하면서 '전략적'으로 판단했다. 다른 대부분의 시도가 도로, 항만, 하수도,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신청할 때 광주시만 유일하게 4차 산업혁명 시대 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의 보고가 될 '인공지능 R&D'사업을 신청했다.

김영선 광주시 스마트시티과장은 "대부분 시도가 사업비 규모가 크고 예타 통과 가능성이 없는 사업들을 신청하다 보니 SOC로 갈 수밖에 없지만 광주는 전략적으로 선택했다"며 "지속적인 낙수효과와 파급효과, 선점효과까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이용섭 시장이 고민이 컸고 노심초사하셨지만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접근했다"며 "SOC 사업은 공사 기간 경기 부양은 되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나 다른 유인효과는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건설 경기 부양' 효과보다는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를 노린 '미래적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인공지능 기반 R&D 사업은 SOC 건설 사업과 비교할 때 예산규모는 적지만, 훨씬 많은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산업유발 효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029년 기준 인공지능 기반 R&D 사업으로 창업 1000개, 고용효과 2만7500명, 인공지능 전문인력 육성 5150명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 확보 효과가 있다"고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각 지자체들의 대응이 더딘 가운데 향후 신산업을 선점하는 효과도 노렸다.

이 시장은 "우리지역 전략산업인 자동차, 에너지, 헬스케어, 광산업 등에 인공지능을 접목하게 되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융복합 신산업이 육성되고 관련해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비롯해 중앙부처에서도 광주의 선택에 관심을 갖고 주목한 것으로 전해진다.

광주시 관계자는 "기재부를 비롯한 정부에서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나 정부의 예타 면제 사업 추진 취지에서 보더라도 광주가 전략적으로 선택을 잘했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전했다.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은 10년간 1조원을 투자해 국가적으로는 AI산업육성 기반을 마련하고 열악한 광주 산업구조의 혁신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복합 목적의 사업이다

시는 사업기간을 나눠 이번에 확정된 5년 사업을 1단계로 조성하고 향후 2단계 사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1단계는 2020부터 2024년까지 4061억원을 투입해 기업동, 실증동, 데이터센터 등 기반시설, 창업보육 프로그램, 산업융합 R&D 등 인공지능 개발·육성에 필요한 자원과 인프라를 집적해 지역 전략산업에 인공지능을 접목한다.


2단계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939억원을 투입, 기 조성된 연구기반과 산업연계를 확장해 사회 서비스 분야로 확대해 인공지능 선도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주요 사업내용은 광주 첨단3지구 내 연구소‧대학‧혁신센터‧기업이 참여하는 형태로, R&D‧창업기반과 실증 테스트베드를 제공하는 Δ인프라 구축 Δ산업융합 R&D ΔAI 창업 보육 지원 기능 집적화를 통한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및 인공지능 산업융합 생태계 조성이다.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광주가 인공지능 선도도시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앞으로 지역 전략산업인 자동차·에너지·광산업 등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융복합 신산업 육성이 가능토록 후속 조치와 함께 사업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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